인천시가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최근 수불사업과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의견이 조금 많은 것으로 나왔음에도 발표를 꺼리는 이유는 지역사회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데다, 일부에서 설문조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와 함께 수불사업 시행을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던 전임 송영길 시장 대신 유정복 시장이 새로 취임한 정치적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수십 년째 논란을 거듭하는 수불사업의 향방은 유 시장의 의중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정복 시장의 의중이 아니라 불소의 효능과 안전성이다. 수불사업을 지지하는 쪽은 불소화된 지역의 주민들이 불소화되지 않은 곳의 주민보다 충치가 적게 발생했다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은 불소가 충치 예방에는 도움이 된다손 치더라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찬반 논란이 첨예한 사업을 소비자인 시민들의 선택권을 무시한 채 관 일변도로 추진하는 태도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로 알리고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이닦기 교육 등이 잘 됐기 때문에 충치 유병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소화 지역에서 좀 더 낮은 것은 입증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불소가 적은 차이로도 반점치 등 치아 색이 변하거나 심하게는 뼈와 신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수돗물이 인간의 치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극소량이지만 수질이나 토양 등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치아에 이롭다는 것만으로 불소화를 추진하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

상식적으로 물은 몸에 꼭 필요하지만 불소는 굳이 찾아 먹을 필요도 없고, 많이 먹으면 해로울지도 모르는 물질을 구태여 먹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욱이 네덜란드·스웨덴·스위스 등의 나라들은 하다가 중단한 이력이 있고, 미국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 인천시가 성급히 추진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차라리 이닦기 운동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충치가 없는 나라가 된 독일을 배울 필요가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라고 하지 않는가. 효과가 조금 있다고 해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수불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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