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줄로 제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으로, 자신이 한 말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구속돼 괴로움을 당하게 될 경우 ‘자승자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야당 시절 인사청문회 도입 및 대상 범위 확대 등 현재 시스템을 주도한 새누리당이 여당이 된 뒤 계속해 장관 후보가 낙마하자 다시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성남시의회도 이 같은 ‘자승자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7대 성남시의회 총 34석 중 18석을 차지, 다수당이 된 새정치민주연합이 임시회에서 시의회 의장직을 새누리당에 빼앗겼다. 새정치연합 소속 4선 의원 3명이 3선 의원을 의장 후보로 정한 당론에 반발해 새누리당 후보에게 투표, 새누리당 소속 의장이 선출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이들 4선 의원 3명과 ‘야합’을 통해 의장직을 거래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 측은 이탈표를 막지 못한 당내 분열과 자리 싸움의 책임을 ‘야합’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이 성남시민들에겐 전혀 낯설지가 않다. 지난 2012년 7월 6대 후반기 의장 선거 때와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당시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의장 후보를 제치고 자당 최윤길 의원이 출마, 의장에 선출되자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 전신)과 최 의장이 “밀실 야합했다”며 여야가 고소·고발은 물론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까지 빚으며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시의회가 이제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자고 나면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민심 이반의 전당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힘 없는(?) 한 시의원은 완력을 휘두르고 있는 ‘보이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검은 손’인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조정을 빌미로 의원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고 있어서라고 말한다.

이들의 입김에 따라 지방의회가 갈등을 양산한다는 건 경계할 일이자 있어서도 안 되지만, 정파를 중심으로 상대방을 적으로 몰아가는 ‘정당공천제’가 있는 한 성남정가는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는 자승자박할 일들을 앞으로도 많이 보여 줄 것 같다. 정당공천제 하지 맙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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