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책의 수도 행사를 앞두고 인천의 공공도서관 관장들이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댔다. 지난 14일 미추홀도서관에서 열린 ‘책의 수도 관련 사업계획 토론회’에서 이들은 인천이 명실상부한 세계 책의 수도가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간 시와 교육청, 구 등 다양한 운영주체로 나뉜 탓에 면밀한 협력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도서관들이 모여 대형 페스티벌의 주체가 될 공공도서관들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회의로, 인천시 대표 도서관인 미추홀도서관이 주최한 자리다.
이날 각 도서관장들이 내놓은 의견과 토론 내용을 지면 중계한다.

한편, 이날 회의 내용은 참석치 못한 나머지 공공도서관장들의 의견까지 취합해 실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참석자=정용택 미추홀도서관장(정), 김창수 북구도서관장(김), 홍순석 중앙도서관장(홍), 나영희 부평도서관장(나), 심민석 영종도서관장(심), 문한주 남구 평생학습과장(문), 한성호 부평구 평생학습과장(한), 김상찬 서구 인재육성과장(상), 남기활 미추홀도서관 정보정책부장(남)>

▶정=세계 책의 수도를 치르기 위해서는 49개 공공도서관, 180여 개에 이르는 작은도서관들 간의 네트워크가 굳건해야 하고, 이를 실제화하는 데는 도서관장들의 역할이 크다. 그간 곳곳에서 추상적인 의견들만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했다.

또한 좋은 아이디어는 제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 예산을 투입, 실제로 세계 책의 수도 행사가 인천의 독서문화, 도서관 부흥에 영향을 끼쳐야 하고 그 중추적인 역할은 공공도서관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장 도서관들이 갖고 있는 보전서고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데다 교육청 산하 도서관들에 대한 지원 부분도 검토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에 의지를 굳건히 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오늘은 한데 모였다는 데 의미가 더 크지만 앞으로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긴밀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김=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리라 생각하고 먼저 말씀을 드린다. 2015년 본행사가 있음에도 올해 8월에나 돼야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다. 실상 올해부터는 예산 투입 및 본격적인 사업 진행이 있었어야 함에도 상당히 늦었다.

세계 책의 수도가 단기 효과를 꾀하는 것이 아닐 텐데도 2013년 7월 선정 이후 조기에 사업이 추진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남=당장 선정 해인 2013년에 예산을 세워 단계별로 사업들을 추진했어야 했지만 예산난 등으로 불가능하다 보니 도서관들에서는 답답한 측면이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청에 시 예산 지원도 안 되는 실정 아닌가.

또한 용역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국비를 받지 못하면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에서도 관련 사업들에 대한 국비를 마련하느라고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용역 연구 또한 추상적이고 상징성이 많아서 실제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를 구체화하려면 도서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부분도 추후에 다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일선 이용자들과의 접점에 있는 도서관들이지만 현재 홍보 인프라가 약한 측면이 있다. 세계 책의 수도 추진 목표를 보면 인프라 구축, 국제 행사 등 거창한 것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행사를 알리려는 전용게시판도 없다. 또한 추진주체가 미추홀도서관인지 시의 담당부서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정=국제 행사 등 상징성을 띠는 대형 행사의 추진주체는 인천시이고, 기존 도서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일들은 도서관들의 역할이다.

따라서 미추홀도서관은 현재 각각 도서관들의 특성화 사업들을 유형별로 구분해 지원하는 등 시민들에게 보다 폭넓게 책의 수도를 알리고 확산해 나가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또 미추홀도서관의 사업으로 하반기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1천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책을 읽는 장관을 연출한다든지, 초·중과 시화전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들을 교육청, 도서관들과 함께하고 싶다.

▶홍=아시다시피 교육청 산하 도서관들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기존 잘 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이번 책의 도시 취지와 접목시켜 확산시키는 것이 좋은 방안이다. 우선은 올해 홍보 분위기를 만드는 등 비예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야겠다. 이런 부분은 미리 해야 한다고 본다.

▶나=교육청 산하 8개 도서관들에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고 이를 독서문화 활성화에 이용해야 하는데, 어떻게 조직적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현재로는 계획적이지 않은 만큼 지역별로 확산할 수 있도록 미추홀도서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TF를 구성, 이를 통해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분배하고 조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2015 세계 책의 수도 관련 사업계획 토론회가 14일 인천시 남동구 미추홀 도서관 회의실에서 열려 지역 도서관장과 각 구,군 실무담당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조병석 객원기자 cbs@kihoilbo.co.kr

부평구에서 추진 중인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이라든지 학교와 연계한 독서운동도 책의 수도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북콘서트 또한 인천대공원·송도국제도시 등에 한정해 진행할 것이 아니라 한날 지역 곳곳에서 함께 열리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정=교육청 및 구 도서관에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말씀하신 대로 TF팀 등 실무조직을 만들어 한시라도 먼저 대응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보다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TF 구성과 필요 예산 수반을 동시에 진행하겠다.

일단 우리의 합의된 의견을 시에 내고 예산을 요청하는 것이 급할 것 같아 이런 자리를 가진 만큼 오늘 회의가 도화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도 북콘서트 예산이 많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권역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고민해 보자.

▶상=우리 내부에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 시·도에 적극적으로 행사를 알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올해 서구에만도 상당히 큰 규모의 도서관들이 새로이 문을 여는데 이러한 도서관들이 활용됐으면 좋겠다.

▶심=권역별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각적인 홍보 효과를 노린 캐릭터나 스티커가 될 수도 있겠고, 펜타포트 축제 속 ‘펜타포트 북 페스티벌’을 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2015년 책의 수도를 기해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49개 공공도서관들이 인천의 작가 또는 책,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것들을 동일하게 홍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미추홀도서관의 계획인 권역별 프로그램 특화 방안은 참 좋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제 곧 책의 수도의 해를 맞이하는데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 요청을 8월 말께 마무리한다. 기존 도서관에서 하는 사업들을 내년도 행사와 매치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반드시 그 전에 TF를 구성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나야 한다.

▶정=국비 확정이 안 된 만큼 답답함이 크고 진행도 더딘 문제가 있지만 우선 오늘 나온 여러 의견들을 취합해 시 담당부서와 논의, 일부라도 결론을 내고 바로 다음 회의를 개최하겠다.

공공도서관들과의 난상토론도 지속하고 따로 사설도서관들과의 회의도 진행하겠다.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할 몫을 할 테니 지속해 참석을 부탁드린다. 책의 수도가 무엇인지를 알리는 일에 우리가 발 벗고 나서자는 말을 끝으로 오늘 회의를 마무리하겠다.

양수녀 기자 circus22@kihoilbo.co.kr
사진=조병석 객원사진기자 c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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