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민선6기 인천시장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남북 스포츠 협력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본보와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남북 문제를 정치적으로만 풀어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 활성화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민선5기 송영길 전 시장이 추진해 온 각종 남북화해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와 큰 불협화음이 있지 않는 한 정권이 바뀌었다고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등과 관련해 추진하는 백두산 성화 채화, 남북팀 공동 입장 등 각종 남북협력 사업도 통일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남북 화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원칙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

# 개성공단 입주 인천 기업들이 남북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
개성공단 입주 등 남북경제협력 참가를 희망하는 인천지역 중소기업이 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국래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최근 인천대 동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인천 중소기업 남북경협 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이 인천지역 중소기업 251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 가운데 평균 60%에 가까운 150여 기업이 “남북경협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 중 13개 업체는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으로, 이들 기업은 70% 가까이 개성공단 추가 참여 의사를 갖고 있다.

이들 남북경협 참여 희망 업체는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참여 이유에 대해 ‘저렴한 인건비(45%)’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이어 평균 35% 정도는 북한 내수시장 진출, 현지 투자 우대조건, 값싼 원자재 공급 등의 남북 정부 지원을 투자 조건으로 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인천이 처한 현실에서 남북경협 등 남북화해협력의 중요성이 얼만큼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준한 동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장은 “정경분리 원칙과 5·24(남북협력중단) 조치 해제 등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협 사업이 풀어야 할 현안들도 산적하다”며 “남북 정부와 인천시가 인천지역 중소기업은 물론 우리 중소기업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남북경협을 통한 통일 준비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통일은 대박, 남북경협 상징 ‘개성공단 제품 판매전시전’
남과 북이 화해협력을 위한 다양한 물밑 접촉을 진행하는 것과 함께 인천에서는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행사가 마련돼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4개월 넘게 폐업 위기에 내몰린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돕는 동시에 ‘5·24조치’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남북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지자체 최초의 시도이기도 했다.

시는 3년째 남북화해협력과 2014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를 위한 범시민 통일 염원 프로젝트인 ‘개성공단 생산 제품 전시·판매 대축제’를 열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행사의 가장 큰 취지다.

게다가 부대행사로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일염원 그림그리기와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인천시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 전시회 등도 눈여겨볼 만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통일비용은 줄이고, 우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이른바 ‘통일은 대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축제에 거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기대 또한 상당했다. 120여 개가 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지난해 중단 사태로 인해 경영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떠나간 바이어와 고객을 다시 유치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추진했던 북한 어린이 돕기 등 인도적 지원도 눈에 들어온다. 여전히 끼니를 걱정하는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사업과 경제협력을 통한 남북협력 추진을 위한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등이 그 예다.

박창수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장은 “인천에만 30여 개 업체가 개성공단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며 “경영난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민선6기 시정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민선6기 시정 과제,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라’
임익찬 제7기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원우회장(㈜임산업 대표)은 인천시와 인천대가 추진하는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에 대해 자부심이 상당하다. 평소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얻는 중소기업 CEO지만 인천대 동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이 주관하는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강좌를 들으며 새삼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이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을 통해 통일을 앞당기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개성공단 경영 활성화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실로 놀랍다는 확신이다.

하지만 임 회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선5기 시정에서 추진된 남북화해협력 사업 대부분을 중단할 수 있다는 소문에 걱정이 많다. 8년 인천시정을 돌본 안상수 전 민선3·4기 인천시장도 평양을 직접 방문해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강화한 만큼 남북경협에 대한 인천시의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요청이다.

# 유정복 인천시장, 어떤 강단 내릴까
인천은 지정학 및 안보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중요한 지역이다.

최근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남북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만큼 유 시장이 펼칠 남북교류협력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유 시장은 유연하면서도 정부와 협력하는 ‘신중론’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 입장에서는 국가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인 남북관계 문제를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뒷받침하고 공조해야 한다는 신념이다. 특

   
 
히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구축하기 위한 신뢰프로세스 대원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인천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실리와 명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통 큰 의지도 엿보인다.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가 스포츠 교류협력에 중점을 두고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 구축이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교류협력을 원만하게 이뤄내 스포츠 교류를 뛰어넘는 남북한 평화협력 구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적 접근을 하게 되면 순수성이 퇴색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큰 대북정책 기조를 존중하는 동시에 인천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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