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이 인천교육의 변화를 명령했기에 앞으로 교육청과 인천교육은 달라질 것이며, 교육이 살아 숨쉬는 교실에서 답을 찾아 시민들의 바람을 해결하겠습니다.”

이청연(60)인천시교육감은 기호일보 창간 26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껴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즐겁게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학력도 높아지는 그런 학교를 만들어 위기에 빠진 인천교육을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창간 26주년을 맞은 기호일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기호일보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들을 신속·정확·공정하게 보도해 왔으며 시민과 행정기관의 원활한 소통의 장이자 촉매 역할을 다해 왔다. 앞으로 인천교육은 변할 것이다.

멀리 교문이 보이면 가슴부터 뛰는 학교, 친구가 보고 싶고 선생님이 반가운 학교, 오늘이 행복하므로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학교 등으로 만들겠다.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이런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더 소통하며 함께 호흡하는 언론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인천의 첫 진보교육감으로 기대가 크다. 앞으로 어떤 교육정책을 펼 것인지.
▶국민의 교육열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교육도 변해야 한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 정답을 골라내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정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원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과 잘 공감하고 협력하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 기업들이 요구하는 능력이고 우리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런 요구가 ‘교육감 효과’를 통해 하나씩 실현되도록 할 것이다.

‘혁신학교’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경쟁과 서열에서 통합과 협력의 교육정책 방향도 중요하다. 개인 간 무한 경쟁에 지금 학부모와 학생들은 너무 지쳐 있다. 교사들도 성과급과 교원평가로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공교육도 서열화되고 있다.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자율형사립고나 특목고만 바라보고 경쟁하고 있다. 자사고나 특목고가 우수 학생을 독식하면 일반고가 살아날 수 없다. 이미 서울에서 증명된 것이다. 이것은 공교육 전체의 손실이다.

현재 인천에 이미 개교했거나 개교 예정인 두 개의 자사고에 대해선 급격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다. 국제고나 외고, 과학고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추가 설립엔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인천교육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첫째는 혁신학교 지정을 통해서 인천교육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오랫동안 정체돼 온 인천교육에 ‘이런 교육도 가능하구나’하는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둘째는 교육재정 확보다. 교육재정은 공교육의 기본이다.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인수위에서 파악한 바로는 시교육청 예산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해도 기존 사업과 경직성 경비만 지출하는 데 1천6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런데 재원 마련이 어렵다. 세입 감소로 중앙정부 교부금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교적 큰 예산이 편성되는 ‘누리과정’, ‘돌봄교실’ 등 국가정책사업은 시교육청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고 있다.

세 번째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학교폭력에 단호하게 처벌하고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려·존중의 교육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먼저다.

-인천형 혁신학교 추진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계획과 혁신학교 학생의 학력 수준 저하 우려에 대한 의견은.
▶혁신학교는 한마디로 공교육 정상화 방안이다. 앞서 말한 대로 창의적인 교육, 소통하는 교육, 공감하고 협력하는 교육 등이 이뤄지는 것이 공교육 정상화다.

그런데 입시경쟁체제와 관료적 교육행정으로 시도될 수 없었던 것이다. 혁신학교는 그런 장벽 중에서 위로부터의 관료적 교육행정을 풀고 아래로부터의 교사들의 자발성을 묶어주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미 서울과 경기에서 성공하고 있는 모델이다.

일부에서는 ‘혁신학교’ 성과가 과대 포장됐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혁신학교에 대한 비판이 과대 포장돼 있다. 혁신학교가 학력이 낮다는 견해는 아마 상당수 혁신학교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많이 지정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일 뿐이다.

혁신학교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즐겁게 배운다는 것이다. 토론식·협력식 수업,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면 자연스럽게 학력도 높아질 것이다. 연차적 10개씩 혁신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대한 방안은.
▶암기 위주로는 학력 신장이 불가능하다. 미래가 원하는 인재는 창의력과 공감능력을 갖춘 학생이다. 미래 인재상에 들어맞으려면 학생이 토의와 협력학습에 적응해야 한다. 결국 혁신학교로 귀결된다.

현재의 피라미드식 줄세우기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항아리식 또는 다이아몬드식 분포로 가야 한다. 뒤떨어지는 학생이 적고 모두를 위하는 교육을 펼치겠다.

-그동안 인천시와 마찰이 있었던 법정전입금, 무상교육비 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시교육청의 법정전입금 문제만은 인천시가 꼭 적극적으로 약속을 지켜주시길 바란다. 유정복 시장께서 교육예산 10%를 공약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께서는 힘 있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는데 인천교육을 살리는 데도 그 힘을 기꺼이 발휘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앞으로의 각오와 인천교육가족들에게 한마디.
▶제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춰 주던 부모님·교사·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을 잊지 않겠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부모들과 자주 어울리겠다.

교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하나의 온전한 학교라고 생각하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의 꿈을 펼쳐 주길 바란다.

지시하기보다 지원하는 교육감이 되겠다. 4년 뒤에 박수받는 교육감이 되도록 진심으로 시민들께 다가가겠다.

-창간 26주년을 맞은 기호일보에 희망메시지 한마디.
▶인천·경기 지역사회 교육·문화 발전을 위해 책임을 다해 온 기호일보의 창간 26주년을 인천교육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정론직필을 실천하는 기호일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경인지역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지역신문으로 성장했듯이 창간 26주년을 맞이해 더욱 힘차게 도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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