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가족은 가장 친한 사이이고, 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존재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친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기 쉽다는 데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가족 간의 소통(대화)의 문제는 대부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던 친밀한 비평도 거기에 일조(一助)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가장 극진하게 대접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왕비가 되고 싶으면 남편을 왕으로 대접하라는 말처럼 자녀를 공주와 왕자로 대접하고, 아내를 왕비로 대접하면 그 집이 바로 왕실이고 말 그대로 로열패밀리(Royal Family)가 됩니다.

가족 이야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오늘은 결혼으로 확장된 가족 관계에서의 대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다같이 가족이지만, 또 조금씩 다른 요소들이 있어서 이런 관계에서 어떻게 대화를 할 것인가 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결혼을 통해 새롭게 가족 구성원이 된 배우자들도 배려하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기존 가족들의 결속력이 강할 경우에는 미처 그런 배려를 잘 못하게 돼서 가족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처가에 가면 더 편하다는 남편들도 많지만 그래도 섞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고, 본가에 가면 아내가 섞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명절 같은 때 함께 가족 모임을 마치고 와도 배우자들은 겉돌다 오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을 중심으로 같이 자랐던 일차적인 가족 구성원들이 어떤 구도로 대화를 하느냐 하는 것이 확대된 가족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가족들끼리만 대화를 하면 ‘확장된 가족’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으로 가만히 앉아 있어야 될 겁니다. 여러분도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학교 동창이나 고향 친구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서로 공통점도 많고 공유하고 있는 추억도 많으니까 대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그런데 간혹 그 그룹에 속하지 않는 사람도 함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은 같은 집단에 속하지만 몇 명은 속하지 않을 때 그 그룹에 속한 사람들끼리만 대화를 하면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소외감도 느끼고 무료하기도 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그 집단에 속해 있을 때는 속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데 반해 그 집단에 속하지 않았을 때는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좀 야속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을까요?

대화의 구도는 일반적으로 같은 집단에 속하지 않는 대화 참여자를 따돌리는 구도와 끼워 주는 구도로 나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화의 구도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포함의 원리’입니다.

이것은 쉽게 말하면 한두 사람의 소수라도 배제하지 말고 모두 다 대화에 포함시키라는 것인데, 매우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막상 실제 대화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원리입니다.

몇 명 되지 않아도 꼭 어떤 공통점을 만들어서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가 바로 ‘포함의 원리’를 지키지 않는 것이 됩니다.

가족들끼리의 대화에서는 이렇게 ‘따돌리기’의 구도로 대화가 이뤄지면 안 됩니다.

대화를 시작할 때는 물론이고, 대화 도중에 새로운 가족이 참여하게 되더라도 배려를 해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가족과의 대화에 문제는 없었는지 돌이켜보고 바람직한 소통의 방법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