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건립하던 시설을 사전 준비 부족으로 계획 변경해 재추진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24일 시와 세교1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 12월 수청동 624번지(세교1지구 도원근린공원 내)에 국비 23억 원, 시비 9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건축면적 306㎡)의 시립어린이집과 동시에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주민들이 공원 내 시설 불가와 조망권 확보를 요구하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시는 어린이집과 육아지원센터를 분리 건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근린공원 부지를 활용해 육아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일조권 침해라는 주민들의 반발이 계획 수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계획됐던 시립어린이집은 예정대로 이 지역에 건립하고 육아지원센터는 양산동의 시유지를 사용해 건립된다.

문제는 시가 조성된 지 1년여밖에 안 된 근린공원(25㎡)을 파헤쳐 녹지 훼손이 불가피한데도 사업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예산의 이중 투자와 부실한 사업 타당성 검토로 인한 행정의 신뢰도 하락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육아지원센터의 경우 교육실, 보육실, 체험실을 비롯해 아이러브맘 카페 등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지리적 요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부지는 시의 외곽에 위치해 부지 선정에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주민 서모(35·여·세교동)씨는 “시가 세교단지에 어린이집과 육아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입주자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멀쩡한 공원마저 훼손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학부모들의 숙원사업인 육아지원센터가 오산 외곽 지역으로 옮기면서 이용에 대한 불편만 가중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2개의 사업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건립을 추진했으나 세교 입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 발생 우려와 함께 입주민들의 요구대로 건물 건립을 약 20m 정도 이동 시 변경설계비, 지질조사 비용 등의 손실이 예상돼 어린이집은 현 도원근린공원 내 1층으로 건립하고 육아지원센터는 불가피하게 분리해 이전 설치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전된 장소는 보건복지부에서 장소 이전과 지리적 요건 등의 충족요건을 승인해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큰 문제점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2013년도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전국 11개 시·군·구 선정을 위한 공모에서 오산시가 육아지원센터 설치 기관으로 선정돼 복지부에서 10억 원을 지원받게 돼 시행되는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