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양공이 피살되고 내란이 일어나자 포숙(鮑叔)이 공자(公子) 소백(小伯)을 모시고 거국으로 달아나 피신했다. 그 뒤 귀국해 제환공(祭桓公)이 됐다.

한 번은 제환공이 관중·포숙·영척 등과 어울려 음식을 차려놓고 흥겹게 즐기던 자리에서 환공이 포숙에서 말했다. “자네 덕담으로 우리를 축복해 줄 수 있겠나?”. 이에 포숙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 이 같이 말했다. “저는 성상께서 왕년에 거국으로 피신했을 때 곤궁을 겪으셨던 경력을 잊지 말아주시고 저의 다정한 벗 관중도 노(魯)에서 묶인 몸을 풀고 제나라로 돌아올 때 겪었던 고난을 잊지 말고 또 영척도 왕년에 마차 아래에서 당했던 재난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에 대해 환공은 “나와 관중·영척 두 대부도 영원히 그대의 충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사기(史記) 전단열전(田單列傳)에 이 같은 내용의 ‘물망재거(勿忘在艸+呂)’라는 말이 나온다.

거기에 있었음을 잊지 말라는 말로, 부귀영달 할 때일수록 교만하지 말고 과거에 고난을 겪던 역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나라에서는 이후 국왕이나 지배층의 기강이 해이할 때마다 ‘물망재거’의 교훈을 거론했다고 한다. 지난 30일 ‘미니 총선’이라 불리며 그 동안 많은 관심을 모았던 7·30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참패했다.

새누리당은 논평을 통해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의 ‘구태정치’를 엄중히 심판하고 새누리당에게 국가 혁신, 경제활성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모든 분들의 지지와 격려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은 국가혁신, 경제 발전, 안전 대한민국을 기필코 이뤄내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뛰며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한 지역을 더욱 각별히 살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민심의 선택은 지금부터다. 앞으로도 겸손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민생과 미래를 위해 혁신하고 또 혁신하겠다는 약속, 모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새누리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가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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