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은 겉치장만 바꿔 지역경제 살리기에게만 주안점을 둔 투기 또는 ‘대박’ 개념에 빠진 상업주의적 행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종복 터진개 문화마당 황금가지 대표는 11일 (사)인천건축재단의 주최로 인천근대문학관에서 열린 ‘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 인천근대문학관에서 ‘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그는 ‘주민의 눈으로 본 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각국거리 조성에 있어 지역 역사성 무시와 주민과의 불통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각국거리 조성은 신포동의 오랜 역사성을 토대로 기획했다거나 고유의 문화적 정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외국풍 거리조성 계획은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서를 고려치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 삶의 철학, 도시재생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담보되지 않은 지역개발은 그간 중구청이 주민소통 없이 지속해온 그릇된 개발사업의 연장선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고유의 장소와 경관, 그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승지 인천가톨릭대학교 환경디자인학과 교수의 의견이 눈길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도시 간 경쟁시대에 있어 지역의 고유한 경관이야말로 도시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라며 “중구의 경우에도 다른 도시 또는 커뮤니티가 모방해 재생산해 낼 수 없는 고유한 경관을 갖고 있음으로 이에 대한 재평가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 교수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기본으로 하는 지역재생을 도모하고 더불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증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부교수도 “최근 몇 년 사이 중구에서 벌어진 건물 외관 바꾸기, 고양이상과 십이지신상 설치, 동화마을 조성은 ‘중구랜드’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며 “공공재를 자신들의 뜻대로 처리하는 것은 결단코 민주사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천시 중구가 우현로 39번길에 추진하고 있는 ‘개항 각국거리 조성’은 최근 지역의 역사성을 무시한 ‘짝퉁 개발’이란 비난에 부딪혔다. 주체는 지역 역사·문화·예술인들(가칭 중구 짝퉁거리 대응 시민모임)로 이들 모임과 중구는 이달 초 신포동의 바람직한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의견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토론회도 그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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