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의 관계를 얼어붙게 하는 일본 정부의 망언은 이들의 최종 목표, 즉 평화헌법 개정을 계산에 둔 의도적인 행동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받겠다는 속내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근·현대 한일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일본학과 교수는 13일 ‘제340회 새얼아침대화’의 강연자로 나서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 인식 문제와 우경화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이날 강연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최근 아베정권이 다시금 흠집 내기에 나서면서 이목을 끌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우리가 침략국가라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는 아베의 주장은 일본이 국제적 전범이라는 사실을 뒤엎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망언을 지속하는 것도 결국 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정식 군대화를 위해 일본민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자국의 우경화를 반대하는 일본인들이 상당수 존재하지만 ‘국민 절반이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하면 헌법 개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속내에서 기인한 망언이라는 부연이다.

이어 그는 극우파 정신을 이어받은 아베정권의 주장인 ‘A급 정범 부정론’, ‘위안부 강제 동원 부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정당화’ 등을 이들의 문제점으로 꼽으며 “‘정치를 모르는’ 사상가 집단이 주변국들과의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했다.

유지 교수는 특히 “아베정권은 헌법 개정을 위해 지금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며 침략전쟁을 완전히 부정하고, 정치권력이 없는 천황을 1945년 이전의 ‘국가 원수’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의 주장을 거르지 않고 믿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아베 내각이 있는 한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는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라며 “저들이 주력하고 있는 일본 우경화 교육에 맞서 우리는 한국민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교육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새얼아침대화는 지역의 정·재계·언론·시민사회단체·종교계 인사 등 4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호사카 유지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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