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람객 1천400만 명을 훨씬 넘기며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라는 기록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충무공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

우리 역사와 인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대중의 눈에 익숙한 영화·드라마 속 배우들의 얼굴만 지나갈 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초등학교 시절 아산 현충사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 봤던 장군의 영정을 기억해 보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고 영화 ‘명량’에 나오는 배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증만 더해 가던 중 한국화 전시와 연구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천시립월전박물관을 찾았다. 때마침 지난달 초부터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충무공 이순신 등 역사를 빛낸 인물들의 초본과 함께 영인본 31점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 작품들은 인물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인물이 지닌 정신과 영혼을 이해해 그렸다고 소개한다.

특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의 경우 1953년 국가가 지정한 표준 영정으로 100%는 아니더라도 가장 신빙성이 높은 초상화란다.

제작 당시 문헌 고증뿐만 아니라 역사학자·미술사학자들의 고증, 후손과의 직접 대담 등을 통해 장군의 참모습을 복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정들이 실제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충무공 이순신은 난세에 풍전등화의 조국을 지키고 온갖 시기와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민족과 조국을 위해 군인의 길을 걸어오시다가 전장에서 홀연히 산화하신 민족의 영웅이다. 그런 장군의 참모습을 영화 ‘명량’에서 처음이나 마지막 부분에 소개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앞으로 역사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작품을 만드는 제작자들께 당부하고 싶다. “주인공들의 참모습을 기성세대들이 마음속에 새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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