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이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1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15일간의 열전에 들어갈 1천200여 명의 출전선수 명단도 최종 확정됐다.

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등에 이어 올해 마지막 메이저 행사인 아시안게임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다.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줄곧 종합 2위를 유지 중인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 2002년 부산 대회 등 국내에서 개최 시 금메달 90개 이상을 획득한 전례가 있어 이번 대회 역시 금메달 90개 이상과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종합 2위를 노리고 있다.

종합 2위 수성의 견인차 역할을 할 효자종목과 주목되는 선수를 ‘D-30일’에 맞춰 미리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스포츠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라 많은 스포츠팬들은 물론 인천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

▲ 리듬체조 여왕 손연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과시하는 아시아 45개국의 선수들이 인천에 상륙해 또 하나의 감동과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홈그라운드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종합순위 2위를 기록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는 36개 종목(올림픽 종목 28개, 비올림픽 종목 8개)에 43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476개 금메달)보다 금메달 수는 줄었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광저우에서 획득한 금메달 76개를 크게 웃도는 금메달 9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한국은 전통적인 메달밭인 양궁·유도·태권도 등에서 많은 금메달을 노리고 있으며, 특히 광저우 대회에서 사상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사격도 메달 사냥을 지원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진종오(KT)와 1992년 여갑순 이후 금맥을 이은 ‘한국 여자권총의 간판’ 김장미(우리은행) 등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인천 출신인 김장미가 고향에서 2012 런던 올림픽 25m권총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할지도 관심사다. 김장미는 지난달 마친 2014 국제사격연맹(ISSF) 베이징 월드컵 사격대회 여자 25m권총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아시안게임 리허설을 깔끔하게 마쳤다.

볼링·정구 등도 많은 금메달이 예상되는 강세 종목으로 분류된다. 특히 볼링은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8개를 수확하며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밖에 축구(23세 이하)와 올림픽에서는 정식종목에서 빠진 야구도 병역 면제 혜택 효과와 맞물려 금메달까지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다.

박태환과 손연재, 양학선 등 인기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수영과 체조 등은 그 어떤 종목보다 확실한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과 2위를 두고 다툴 일본은 육상과 수영에서 모두 강세를 보여 위협적이다. 중국과 일본이 육상과 수영에 걸린 총 100개의 금메달을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나눠 가지느냐에 따라 한국의 최종 순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렇게 한국의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는 종목의 선수들에게도 막강한 라이벌들은 분명 있다.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인천시청)은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 박태환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연속 3관왕에 오른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종목 자유형 100m·200m·400m·1천500m 등과 단체종목 계영 400m·800m, 혼계영 400m 등에 출전하며 최대 7개의 금메달을 노린다.

하지만 중국의 수영 영웅 쑨양(23)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들 둘의 경쟁이 가장 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관왕인 쑨양은 광저우 대회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금메달 1개(1천500m)와 은메달 2개(자유형 200m·400m)에 만족해야 했다.

여기에 일본의 수영 기대주 하기노 고스케(20)가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아시아 수영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만큼 박태환의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3관왕의 대기록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체조장에서의 접전도 뜨거운 관심을 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연세대)는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첫 개인종합 동메달을 선사한 데 이어 인천에서는 한국 리듬체조 첫 개인종합 금메달을 수놓을 수 있을지 기대를 받고 있다.

손연재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에서 10경기 연속으로 메달 획득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며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선수 중의 한 명이다. 지난 9∼10일 불가리아에서 열린 FIG 던디 월드컵에서는 동메달 3개(개인종합·후프·볼)를 수확,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받았다.

인천에서 손연재에게 도전장을 낼 선수로 가장 강력한 상대는 바로 중국의 덩썬웨(22)로 던디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7위를 거뒀다. 우즈베키스탄의 엘리타베타 나자렌코바(19)와 자밀라 라크마토바(24)는 각각 8위와 12위에 올라 손연재를 위협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중 가장 확실히 점쳐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기계체조 남자 ‘도마의 신’ 양학선(한국체대)이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양학선이 확실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2008년 도하 대회 도마 금메달리스트 북한의 리세광(29)을 상대로 남북 대결에서 승리해야 한다.

양학선의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과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 리세광의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고 두 바퀴 회전 후 한 바퀴 비틀기)’ 등 두 선수의 이름을 내건 화려한 도마 기술을 인천에서 직접 비교·확인할 수 있게 됐다.

광저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중국의 배드민턴 스타 린단(31)의 스매싱도 인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린단은 광저우 대회 남자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기자단 투표에서 박태환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다만 최근 랭킹이 떨어져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단체전에 나올 전망이어서 라이벌인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32)과 한국의 이현일(MG새마을금고)·손완호(국군체육부대) 등과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양학선

리총웨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런던 올림픽 등에서 모두 린단에게 져 은메달에 머문 쓰라린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 리총웨이는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로서 2위인 중국의 천룽(25)의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홈팀 이용대(삼성전기)를 필두로 한 한국 대표팀의 도전장도 받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서 역도 금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김은국(26)·엄윤철(23)·림정심(31·여) 등이 인천에서도 금메달을 딸지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선수 중에서는 여자 레슬링의 요시다 사오리(32)가 있다. 요시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베이징·런던 대회까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부터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세계 최정상의 레슬러다.

축구·야구·배구·농구 등 프로 무대에서 각기 다른 팀에 소속돼 뛰던 스타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을 도전하는 종목 역시 중국·일본·중동 등을 넘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한국의 종합 성적 2위에 큰 보탬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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