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인천지역 숙박시설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외 관광객 200여만 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됨에도 주요 호텔 개장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타 지역 숙박시설에 손님을 내어주는 예전 사례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시에 따르면 시와 인천조직위는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인천AG 및 인천APG 기간 2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천지역 숙박시설 수요는 관람객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운영 중인 호텔과 휴양콘도, 모텔, 기숙사 등을 모두 합쳐야 3만5천588실에 불과하다. 선수촌으로 사용될 구월보금자리주택이 모두 7천730명의 선수 및 임원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외 관람객을 수용할 일반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의 경우 국내 대회임에도 인천지역 숙박업소가 턱없이 부족해 선수 및 관람객들이 인접한 경기도 시흥이나 안양·수원 등지에 숙소를 마련하는 불편을 겪었다.

무엇보다 행사기간 동안 200여만 명이 찾는다면 모텔이나 여관 등의 숙박업소와 찜질방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시나 조직위 차원에서 이들 숙박시설을 점검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텔 등 숙박업소 대부분이 유흥가에 밀집해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고 성인방송이 버젓이 나오는데다, 청소 및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방음시설이 미흡한 곳도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이 숙박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그나마 숙박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숙박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커 여름 성수기 숙박비인 20만~3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숙박시설 부족은 인천AG 수요를 대비해 계획된 호텔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지난 6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던 송도E4호텔의 경우 잇따른 설계 변경과 공사비 분쟁까지 겹치면서 대회 개막까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시공사 측은 늦어도 다음 달 13일까지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임시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도 우려돼 이곳 300여 객실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천AG 전 개장을 목표로 추진됐던 부평구 A호텔과 계양구 B호텔의 경우 해당 구청에 폐업 및 휴업 신청을 한 상태로 대회 기간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이처럼 숙박시설 미비는 결국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인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어 남은 기간 시와 조직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조직위 관계자는 “숙박 인프라 확충 문제는 2~3년 전에 이미 대책을 세웠어야 할 문제로 현재는 도리가 없다”며 “대회기간을 전후해 지속적인 점검으로 숙박시설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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