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자란 청년들에게는 공동의 기억이 하나 있다. 지난 1999년 10월 동인천의 한 호프집에서 일어났던 화재 사건. 이 사고로 50여 명의 청소년이 사망했고 남은 청소년들은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를 잃은 기억을 가슴에 담았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청소년들은 청년이 됐지만 동네에는 여전히 놀거리가 없다. 이 때문에 ‘우리 동네에서도 즐겁게 놀 판을 한 번 만들어 보자’며 의기투합한 청년들은 2012년 처음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 반향은 대단했다.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던 축제는 참가한 이들이나 기획한 이들에게 놀라움을 전했다. 또한 2012·2013 두 번의 축제에서 만난 청년들은 여행사를 차리는가 하면, 지역 공연기획사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하고 인천을 배경으로 한 동네 영화를 만드는 등 축제의 여운을 지역 활동으로 풀어나갔다.

그래서 이들은 올해도 새로이 축제 청년기획단을 모집,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기획해 마련한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 2014’를 30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부평문화의거리에서 개최한다.

신포살롱과 청년플러스, 버스토리가 함께 기획하고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한 올해 축제는 지난해 축제를 계기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버둥’, 인천 힙합크루 ‘하이젠버그’가 기획한 랩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사이퍼(Cypher)’, 부평로터리마켓 청년상점을 운영하는 비보이 그룹 ‘알펑키스트’ 등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의 무대를 만나 볼 수 있다.

또 인천을 주제로 한 시민 참여 사진전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고민과 소통을 주제로 한 스트레스 풀이 이벤트를 비롯해 프리마켓(부평로터리마켓 청년상점, 지하미로장)도 함께 진행된다.

오아영 축제 청년기획단장은 “보다 다양한 인천의 지역을 만나자는 취지로 그간 신포동에서 개최해 온 축제를 올해는 부평으로 옮겨 선보이게 됐다”며 “세련되지만 인천이 없는 단 한 번의 축제가 아니라 서툴지라도 인천과 인천사람이 있는 ‘좋아요 인천 축제’를 매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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