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식/사회2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성남FC가 바람 잘 날이 없다.

올해 초 시민구단으로 재창단에 나선 성남FC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전격 경질했다.

이로써 올 시즌 4월부터 성남을 이끌던 이상윤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어 정식 감독이 아니라 또 이영진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대행의 대행’으로 프로축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행태로,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 말들이 많다.

축구전문가, 마케팅전문가임을 자임하는 신문선 성남FC 대표가 이 같은 비상식 인사의 중심에 있으며 팀과 조직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말이 파다하다. 어렵게 시민구단으로 새 출발하며 이미지 개선을 노렸던 성남이 신 대표의 일방통행식 인사로 결국 1년 사이에 세 명의 감독을 교체한 것은 물론, 한 시즌에 감독대행만 두 명이 등장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선 대표는 지난 4월 박종환 전 감독이 선수 폭행에 연루돼 퇴진할 때에도 박 감독과 불화설이 끊이질 않았다. 이어 선임된 이상윤 감독대행과도 관계가 불편했다는 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파다했다.

표면상 이유로 성적 부진을 내세웠지만 이상윤 감독대행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1.5군급 선수들로 팀을 꾸려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FA컵에선 4강까지 올라 있고, 지난 24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선 값진 1-1 무승부로 꼴찌에서 벗어나 10위로 올라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성남이 주전급 미드필더 김성준을 세레소 오사카로 임대 이적시키고도 구단의 재정적 이유로 여름 전력 보강이 전무했던 사정을 감안하면 이 대행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경질을 앞두고 하루 전에 이 대행을 FA컵 준결승 기자회견에 참석시킨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었다. 공식 석상에서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피력했던 이 대행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이영진 감독대행 또한 단명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프로구단이 감독대행체제로 언제까지 팀을 이끌지도 문제거니와,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 K리그 강등권 탈출과 FA컵 준결승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을 혼자서 짊어지라고 하는 구단의 인사 스타일이 뻔해 보인다.

올 시즌 성남이 더 추락하면 이제 그 책임은 막무가내식 인사 등 삼류 행정으로 위기를 자초한 구단 수뇌부가 짊어져야 한다.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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