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관 5층 로봇수술실. 환자 최모(64·인천시 남동구)씨가 외과 이윤석 교수에게 수술을 받기 위해 누워 있다. 최 씨는 대장암 중에서도 항문부터 시작해 15㎝ 안팎에 발생하는 직장암이었다.

이 환자는 까다롭다는 직장암 수술을 15㎝ 이상 절개하는 개복수술 대신 최신 로봇수술기인 ‘다빈치Si’로 받았다. 수술은 배에 지름 약 1㎝의 구멍 몇 개를 뚫고 이곳으로 로봇팔과 카메라를 넣어 진행됐다.

이 교수는 로봇수술기(다빈치)를 조종하는 콘솔박스(조종간)에서 카메라가 전송하는 최 씨의 배 속 모습을 보며 암 부위를 절개해 끄집어 내고 봉합했다. 정밀한 로봇수술 덕분에 항문도 살려 인공 항문을 차고 다녀야 할 걱정도 덜었다. 이 환자는 수술 6일 후 회복해 건강하게 퇴원했다.

인천·부천지역 첫 로봇수술센터 개설=배를 많이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 몇 개만 낸 뒤 수술기구가 달린 로봇팔을 넣어 진행하는 로봇수술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인천·부천지역 처음으로 로봇수술센터를 개설하며 이 분야를 이끌고 있는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최신 로봇수술 기종인 다빈치Si(Da Vinci Si)를 도입했다.

위암·대장암·갑상선암·자궁암·폐암·전립선암 등에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고난이도 수술인 심장 로봇수술도 성공했다. 작년에는 수술이 까다롭다는 전립선암의 로봇수술에 성공하며 인천·부천지역 로봇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더 정밀하고, 더 안전하게!=로봇수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배 속 장기에 문제가 생기면 칼로 째고 수술을 했다. 15㎝ 이상의 큰 흉터가 남고 회복 기간이 길었다. 또 출혈, 통증, 주변 조직 손상, 장기 유착 등 후유증도 발생할 수 있었다.

반면 로봇수술은 카메라와 로봇팔이 들어갈 수 있는 지름 약 1㎝의 작은 구멍만 내면 되기 때문에 환자의 수술 부담이 적다. 수술 부위가 작아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낮다.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좋다.

로봇수술은 의사가 콘솔박스에서 로봇팔에 달린 카메라가 모니터로 전송하는 배 속 수술 부위를 보면서 로봇팔을 조정해 수술한다. 특히 로봇팔에 달린 카메라는 배 속 모습을 약 15배 이상 확대해 3차원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정확한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로봇수술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손 떨림이 없고, 로봇팔이 540도 회전할 수 있어 의사가 손으로 직접 수술할 때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위의 수술에도 적합하다.

▶인천성모병원 명의 포진=로봇수술센터는 외과(위암·식도암·갑상선암·대장암·직장암)를 비롯해 비뇨기과(전립선암·신장암·방광암·요관협착), 산부인과(자궁근종·자궁암·난소암), 흉부외과(폐암·승모판성형술), 이비인후과(편도선암·침샘암·후두암) 영역에서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명의들이 포진한 외과는 박승만(로봇수술센터장)교수를 중심으로 김진조·이윤석·허동식 교수가 집도한다. 흉부외과는 정진용 교수, 비뇨기과는 이동환·서홍진 교수, 산부인과는 김용욱·박병준 교수, 이비인후과는 남인철 교수가 수술한다.

로봇수술센터 관계자는 “로봇수술은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 치료 결과는 끌어올리고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수술이 확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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