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서 ‘9시 등교’가 시작된 1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영통2동 태장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9시 수업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9시 등교가 전면 시행된 1일 오전 경기지역 초·중·고교의 등굣길은 활기가 넘쳤다. 학생들은 물론, 자녀를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맞는 교사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져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중학교 교문 앞은 등교생들로 북적이던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기존 8시 20분까지였던 등교시간이 9시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8시 30분이 지나서야 하나둘 모습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수원시 영통구 태장고 앞 모습도 이와 비슷했다. 평소처럼 8시를 전후해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8시 40분 이후 모습을 보였다.

고3을 제외한 1·2학년의 9시 등교를 시행하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의 등굣길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은 교문지도 교사를 향해 피곤한 기색이 없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 뒤 저마다 자신의 교실로 향했다.

김모(16)군은 “어젯밤 공부를 하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에 조금 더 잠을 잔 뒤 등교하니 오히려 정신이 더 맑은 것 같다”며 9시 등교 시행을 반겼다.

그러나 9시 등교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기존 8시 40분에서 9시로 등교시간이 조정된 원천초 정문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저마다 불만을 털어놨다.

학부모 정모(37·여)씨는 “출근길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있어 회사에 양해를 구해 출근시간을 조정했다”며 “아무리 회사에서 이해를 해 준다고는 해도 매일 혼자만 지각 출근을 하면 눈치가 보일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도 일방적인 9시 등교 정책 시행을 비판했다.

한 고교 교사는 “도교육청은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9시 등교를 시행하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도교육청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준비가 부족해 대부분 자율학습과 독서 지도 외엔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학생 박모(17)군은 “지난밤에 게임과 TV 시청을 하다 늦게 잠들었다는 친구들도 많다”며 “9시 등교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앞으로 경기도교육연구원과 9시 등교의 효과와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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