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참패보다 더 아픈 시련을 겪은 박주호(27·마인츠)와 김진수(22·호펜하임)가 축구화 끈을 다시 조여 맸다.

 이들 수비수는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김진수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으나 발목 부상이 잘 낫지 않아 대회 직전에 낙마했다.

 박주호는 월드컵 국가대표 후보로 거론됐으나 새끼발가락 염증을 이유로 발탁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클럽에서 거의 뛰지 못해 경기 감각 저하가 우려되던 다른 선수가 선발됐다.

 박주호가 주말마다 풀타임을 소화한 사실과 비교돼 그 선수가 감독과의 친분 때문에 발탁됐다는 ‘의리 파동’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박주호는 같은 포지션인 왼쪽 풀백을 보던 김진수가 이탈하자 대신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박주호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세 경기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벤치에서 동료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김진수도 낙마의 아픔을 안고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TV로 시청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하는 박주호와 김진수는 공교롭게도 2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나란히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여장을 푼 두 선수의 얼굴은 새로 출발하는 이들답게 밝았다.

 김진수는 “함께 오면서 월드컵과 관련해서 특별히 나눈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박주호는)월드컵에 가 봤으니 그 분위기가 어땠는지 조금은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박주호와 김진수는 주 포지션인 왼쪽 풀백으로 겹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반 출전 가능성도 있다. 이광종 감독이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왼쪽 풀백뿐만 아니라 날개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로도 뛰는 멀티플레이어로 평가돼 와일드카드(3명까지 허용되는 23세 초과 선수)로 선발됐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서 선배 역할을 할 부분도 있겠으나 상황을 봐 가면서 내 플레이를 한 경기, 한 경기 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진수는 “여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들은 클럽에서도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라며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대회를 앞둔 소감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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