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려면 만남이 있어야 하고, 첫 만남에서는 서로에 대해 탐색(探索)이 이뤄집니다. 사람들은 대개 이러한 탐색에서 이성적 분석보다는 직관적 판단을 합니다.

그렇지만 직관적 판단이 끝이 아닙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방과의 첫 번째 대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초두효과(Primacy Effect)의 개념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에 생각해 봤습니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전반적인 인상 현상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합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대개 첫인상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 영화감독들은 영화 시작 후 첫 5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반면에 빈발효과라는 것도 있습니다. 빈발효과(Frequency Effect)는 만약 첫인상이 좋지 않게 형성됐다고 할지라도 반복해서 제시되는 행동이나 태도가 첫인상과는 달리 진지하고 솔직하게 되면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꿔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첫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도 역전의 기회가 있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첫 만남, 첫 대화에서 가능한 좋은 이미지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 대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화에서 주고받는 말의 내용인 음성언어도 중요하지만 처음 단계에서는 말에 반영된 태도인 동작언어가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학자들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박사는 비언어적 요소가 의미 전달의 93%를 차지한다고 말합니다.

시각이 55%, 청각이 38%, 합쳐서 93%라는 말입니다. 이것을 메라비언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시각은 자세·용모와 복장·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音色)처럼 언어의 품질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하는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밖에 되지 않아서 영향이 미미한 반면에 말을 할 때의 태도나 목소리 등 말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요소가 무려 93%를 차지해서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인류학자 레이 버드휘스텔(Ray Birdwhistell)박사는 표현 수단으로서 언어 대 비언어의 비율이 65대 35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떻게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목소리와 동작이 참 중요합니다.

목소리에 대해서는 언제인가 함께 생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목소리의 크기나 음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목소리의 온도(溫度)이고, 온도를 1도씩만 올리면 세상이 1도씩 따뜻해질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첫 만남의 대화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동작(動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유대인들의 격언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비록 아이라도 그 동작으로 자기의 품행의 청결하며 정직한 여부를 나타낸다.’, ‘불량하고 악한 자는 눈짓을 하며 발로 뜻을 보이며 손가락질로 알게 한다.’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동작으로 전달하는 이미지는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첫 대화에서 주의해야 할 동작언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첫 대화가 중요한 이유를 되새겨보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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