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될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초안이 발표됐다. 문제는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 일선 교사 10명 중 8명은 개정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산하 참교육연구소와 참교육실이 지난 7월 11∼23일 전국 교사 1천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4%가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있는 것을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현장교사들 대부분이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를 만큼 국가교육과정 개정 작업으로부터 소외돼 있다는 것과 더 이상 교육과정 개정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인재 양성’과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의 구현’으로 요약하고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인재 양성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지향하는 2015 개정의 취지를 반영한 비전이며,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의 구현은 그동안 추진된 교육과정 개정의 연속선상에서 학습자 중심의 행복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비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지난 정부가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했고 최근 들어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에서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도 없고 기본적 연구와 검증 과정도 없이 인성은 제외하고 창의·융합인재 양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비록 인성교육이 국가·사회적 요구라는 항목으로 다뤄지고 있으나 ‘인성이라는 기초기본을 갖춘 통합형 인재 양성’을 국가·사회 비전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07년, 2009년, 2011년 연이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교사와 학생들은 혼란과 적응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절박한 것은 새로운 개정이 아니라 기존 교육과정이라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원체제이다.

과거 대입 개편의 부수적 산물로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다 보니 학교 현장과 학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피로감이 쌓여 학교 현장은 교육과정 개편에 대해 우선 부담과 우려가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교육과정 개편 방향은 교육 현장에서 교육과정 내용을 교과를 통해 구현하는 교사와의 괴리감을 줄여 공감을 얻어야 한다. 더불어 교사와 함께 수업하는 학생들에게 기초기본교육과 인성교육에 충실한 개혁이 되는 방향으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교육부는 담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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