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서를 하다가 발견한 흥미 있는 이야기입니다. 말을 할 때 몸이나 손발을 움직이는 습관은 원래 섬세한 마음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어휘가 많지 않은 영미(英美)권 사람들에게서 발달했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특히 우리말은 같은 것을 가리키는 표현도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파란 것을 뜻하는 표현만 해도 ‘파랗다’, ‘새파랗다’, ‘퍼렇다’, ‘시퍼렇다’, ‘푸르다’, ‘푸르죽죽하다’, ‘푸르스름하다’ 등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만큼 어휘(語彙)가 잘 발달됐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어휘를 통해 미묘한 차이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과정에서 ‘동작언어’가 끼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합니다. ‘동작(動作)’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첫 만남, 첫 대화가 그 관계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첫 대화에서 유의해야 할 동작언어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마주보는 것부터 출발하겠습니다. 말할 때 상대방과 눈길을 맞추는 것은 가장 확실한 친근감의 표현입니다. 상대방에게 매우 흥미가 있거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대화 시간의 ⅔가 넘도록 시선을 맞추고 함께할 뿐 아니라 동공(瞳孔)도 커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거꾸로 상대방이 나를 안 쳐다본다거나 눈을 밑으로 내리깔고 있으면 나한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대방이 많이 수줍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에게 호감이 없고 지루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으면 서로 시선을 맞추는 동안에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나 긍정적 반응을 표시하고 초점(焦點)을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직선적으로 쳐다봐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성일 경우에도 똑바로 보는 것이 좀 민망할 수 있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이나 지위가 높은 분을 똑바로 보는 것은 반항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눈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눈높이를 맞추고 가끔씩 눈을 맞추는 것이 공손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과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거리를 줄이고 상대방에게 가까이 접근해서 친밀(親密)감을 표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기대나 예상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불편하지 않도록, 그리고 너무 멀리 떨어져서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꼭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슴에 엑스(X)자로 팔짱을 낀다거나 아랫배에 손을 가로지른 채 꼭 잡고 있는 것, 뒷짐을 지고 있는 것 등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는 동작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돼서 그런 동작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이런 동작은 상대방이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첫 대화에서 가능한 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소리의 온도를 조금만 높이시고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적절한 동작언어가 동반(同伴)돼야 합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자신의 ‘동작언어’ 사용은 적절한지 되돌아보고 고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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