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희 인천강화소방서 내가119안전센터 소방장

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소방안전교육을 다니다 보니 대부분은 소화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반대로 단독경보형감지기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존재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소화기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이 단독경보형감지기라 생각되는데, 소화기도 초기에 화재를 발견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크고 상대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렵다.

화재는 일각일초를 다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화재 시 대부분의 인명피해는 불에 의한 화상이 아닌 연기에 의한 질식사고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연기를 빨아들인 즉시 빨간불이 점등되며 ‘삐~삐~’ 경보음을 낸다. 이 경보음은 70dB(데시벨) 수준으로 외부에서 들었을 경우 조금 작은 소리겠지만 실내 취침 중에는 화재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소량의 연기 발생 시에도 단독경보형감지기의 경보음을 통해 화재를 초기에 인지한다면 소화기를 사용해 손쉽게 진압할 수 있으며, 신속히 외부로 피난해 119 신고를 통한 소방관의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피해를 현저히 저감시킬 수 있다.

 일례로 미국과 영국의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률과 주택화재에 의한 사망자 추이를 분석해 보면 미국은 50%, 영국은 30% 이상 주택화재 사망자가 감소한 것이 확인된다.

뒤늦게나마 우리나라에서도 주택 내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 의무화해야 하는 법적 제도를 마련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축·개축·증축 주택의 경우는 건축물 사용승인 시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법제화했고, 기존의 주택까지도 향후 4년(2017년 5월) 이내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우리는 수천만 원을 들여 집을 인테리어하고 차량에는 수백만 원을 들여 안전장치를 설치한다. 이는 법적인 강제성이 아닌 가족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다.

화재는 예고 없이 순식간에 찾아와 이 모든 것을 앗아가는 무서운 재앙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자해 이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합리로운 방법인가! 소중한 주위 친지들에게 소화기와 함께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선물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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