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칼럼> 

인천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인천아시안게임이 드디어 시작됐다.

▲ 김도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개회식 때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평화의 함성은 마치 ‘팍스(Pax)인천’의 시대가 열린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들게 했다. 비로소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대회 슬로건도 내 마음속으로 다가왔다.

아무튼지간에 이번 아시안게임은 인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인천아시안게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다. 우리나라가 처음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때는 1954년 마닐라대회다.

더욱이 마닐라 대회에서는 인천 출신 최충식이 육상 1만m에서 금메달, 임배영이 레슬링 웰터급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인천체육의 저력을 사해만방에 떨친 바 있다. 그만큼 인천아시안게임의 의미는 물론 우리나라 선수들의 의지도 남달라 보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천68명이 참가하며 ‘금메달 90개 이상,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인천 연고 선수와 지도자 120명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데, 이는 인천체육 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개최도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우수 선수 영입과 육성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천 연고 선수는 두말 할 나위 없이 박태환(인천시청)이다. 이미 그가 출전하는 경기 입장권이 모두 팔려나갔다고 하니 새삼 관심도를 실감할 수 있다. 해마다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우리나라 장대높이뛰기 종목의 역사를 새로 써 가고 있는 진민섭(인천시청)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종목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인천시청 소속 송미영·김온아·류은희·김선화·원선필 등이 주축이 된 ‘우생순 신화’의 여자핸드볼, 절치부심하며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인천복싱의 희망 신종훈(인천시청)의 활약도 주목된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요트 레이저급 하지민(인천시체육회), 조정 더블스컬의 김휘관·최도섭(인천항만공사)은 해양도시 인천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볼링 5인조전에 나서는 김경민·홍해솔(인천교통공사), 동반 우승을 꿈꾸고 있는 남녀 하키의 정만재·안효주(인천시체육회),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일약 국민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펜싱의 이라진·김미나(중구청), 코리안드림을 찾아 중국에서 귀화한 여자 탁구의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천 연고 프로선수들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축구 문상윤(인천유나이티드), 야구 김광현과 이재원(SK와이번스), 여자농구 신한은행의 김단비·곽주영·하은주 등도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장에 관중들을 찾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젖 먹던 힘까지 이끌어 내는 것은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이다.

경기장에 관중이 없는데 선수들이 힘이 날 리 만무하다. 비단 이는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인천시와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아시안게임 입장권 구매운동에 발 벗고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인천시가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펼쳐주고, 관중들은 경기장을 찾아주고,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는 선수들과 관중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대단원의 막을 올린 인천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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