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동안 경찰기마대는 불과2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방문객들에게 사진촬영 모델이 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부터 암표상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19일 오후 5시께 아시아드 주경기장 북1문 앞 매표소에는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교환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취재진이 매표소 근처로 다가가자 “표 있어요”라거나 “남는 표 삽니다”라는 암표상들의 호객행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한 암표상은 “장당 100만 원에 판매되는 VIP 입장권인데 두 장에 100만 원에 주겠다”며 기자를 직접 좌석배치도 안내판으로 데리고 가 자리까지 설명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후 기자가 그냥 가려고 하자 두 장에 80만 원, 60만 원까지 가격을 낮춰 부르기도 했다.

또 다른 암표상은 “100만 원짜리 티켓을 4장 사면 120만 원까지 주겠다”며 시민들과 흥정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암표상은 손님을 빼앗아간 다른 암표상과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까지 했으며, 어떤 이는 매표소 앞임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이어갔다.

상황이 이 정도임에도 십여 명의 암표상들을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북1문 매표소 바로 옆 불과 20여m 거리에는 경찰이 상주하는 경찰서비스센터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본분을 망각한 채 방문객 응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암표상의 호객행위가 극에 달했던 시점, 경찰기마대는 경기장을 배경으로 일렬로 늘어서서 방문객들의 사진 모델이 되고 있었고 관광경찰들은 외국인들의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고 있었다.

보다 못한 취재진이 암표상에 대한 경찰의 해명을 요청하자 개회식 시작 불과 40여 분을 남기고 매표소 앞에 부랴부랴 인원을 배치했다.

한 관광경찰은 암표상 단속을 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외국인 통역과 순찰을 하는 것이 임무”라며 “암표상 단속은 지역경찰이 한다”고 책임을 미루는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경찰서비스센터는 이미 점심께 암표상이 성행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의 해명 요청 전까지 방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상이 돈을 주고받는 장면을 촬영해야만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경찰이 정복을 입고 있어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암표상들은 매표소 앞에 경찰이 배치된 이후에도 버젓이 상행위를 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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