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지난 2일 구월아시아드선수촌 식당에서 식약청 식음료검식관들이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다.(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기호일보DB>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도시락 납품을 맡긴 업체의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말썽을 빚었다.

문제가 된 도시락을 선수가 먹었을 경우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살 뻔했다.
조직위는 대회 개막일인 19일과 21일 이틀간 선수단 및 지원인력에게 공급된 도시락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균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식음료안전대책본부 검사 결과 21일 A업체에서 조리한 오미산적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고, 19일에는 B업체에서 조리한 불고기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각각 76식, 130식씩의 도시락 공급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폐기 조치했다.

A업체는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하기 이전인 지난 7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캠핑푸드 및 다이어트 도시락 제조·판매업체를 대상으로 감시해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다.

해당 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사용 목적으로 보관해 적발돼 부천시청이 지난 5일 과징금으로 54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결국 조직위가 인천시와 서울시 등 각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과 합동으로 꾸린 식음료안전대책본부의 감시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조직위는 각 경기장을 비롯한 도시락업체 공장에 검식관을 파견해 조리 과정, 위생, 온도, 봉인 등 도시락 제조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폈지만 결국 대장균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 차단에는 실패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직위는 A업체가 적발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중간 시점인 지난 2일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선수촌 식당 등에서 식음료 검식관 모의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검식관이 철저하게 검식하고 깨끗하게 관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조리 과정이나 원료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서 오염될 수도 있다”며 “24시간 상시체계 유지를 통해 식중독 예방 등 식음료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B업체는 식중독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개연성을 신속 검사를 통해 확인했던 것으로, 실제 균이 살아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받지 않아 행정처분은 면하게 됐다.
정회진 기자 jhj@kihoilbo.co.kr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