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주요 경기의 표는 매진됐지만 관람석은 텅텅 비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입장권을 대량 구입한 기업이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하는 과정에서 관람객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북한과 홍콩의 여자축구 경기가 열린 남동아시아드경기장은 5천 석 정원에 무려 1천 석 이상이 빈 좌석으로 남았다.

21일 유도 경기가 열린 도원체육관 역시 입장권이 매진됐지만 정작 관람석 곳곳이 비어 있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문제는 관람석이 비어도 전산상으로는 매진으로 판단돼 더 이상 표를 판매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 상당수가 현장 구매를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되돌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와 인천조직위가 부랴부랴 대책안을 마련했다. 경기 시작 후 텅 빈 좌석이 많을 경우 탄력적으로 현장에서 입장권을 추가 판매키로 한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정좌석제로 판매할 경우 늦게 오는 관람객과 충돌이 빚어질 수 있어 입석 티켓을 원칙으로 현장에서 탄력적으로 추가 입장권 발매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와 조직위가 기업에 표를 떠넘기듯 팔아치운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표를 경기 관람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경수 남북공동응원단 사무국장은 “표를 대량 구매했지만 여건이 닿지 않아 경기장에 오지 못하는 기업이나 단체를 상대로 ‘티켓 기부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며 “시와 조직위가 티켓을 구매한 기업, 표를 후원받은 사회복지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실제 관람객이 늘어나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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