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 직후부터 곳곳에서 운영 미숙을 드러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막 초반부터 성화가 꺼지는가 하면 경기 도중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운영 미숙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대회 조직위원회가 도시락 납품을 맡긴 업체의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말썽을 빚었다.

사전에 차단하고 폐기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문제가 된 도시락을 선수가 먹었다가 식중독 사태라도 벌어졌다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살 뻔했다.

국내 대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도 문제가 될 일이다. 하물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국제 대회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조직위에 따르면 대회 개막일인 19일과 21일 이틀간 선수단 및 지원인력에게 공급된 도시락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이 각각 검출돼 도시락 공급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폐기조치했다고 한다.

이날 시합을 치른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게 꼭 식사 탓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밥도 못 먹고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 안방에 벌여 놓은 잔칫상이다. 식중독 같은 후진국형 사고로 오명을 남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철저하게 검식하고 깨끗하게 관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조리 과정이나 원료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서 오염될 수도 있는 만큼 상시 체계 유지를 통해 식음료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문제의 업체는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하기 이전인 지난 7월 말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해 오다 적발돼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한다.

결국 조직위가 각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과 합동으로 꾸린 식음료안전대책본부의 감시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대회가 성공하기 위한 첫째 덕목은 무엇보다 안전한 대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요인이 충족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성공 개최를 위한 염원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참가 선수단이 식중독 사고를 일으킨다면 이보다 더 큰 국가적 망신은 없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인천은 또 다른 이름을 얻게 될 것이다. 그 이름이 국제적인 도시에 걸맞은 긍정적인 이름이 되려면 안전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관리·감독에 철저를 기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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