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14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의 파행 사태에 대해 참여 작가들이 30일 성명서를 내고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사퇴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작가는 해당 프로젝트의 주체인 인천문화재단을 성토하고, 전시 파행의 이유로 정치적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분쟁과 전쟁의 현장이었던 ‘인천’, 그 중에서도 북과 인접해 있는 백령도를 배경으로 시대의 화두인 ‘평화’를 구체화하기 위한 시각예술 프로젝트다.

특히 올해는 지난 3년간의 결실을 높이 평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사업 총예산인 1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이조차 불확실하다. 국·시비 사업 ‘백령아트프로젝트’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데다, 올 봄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백령도로 가는 배편마저 줄어 작가들의 현지 답사 등 전체 일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오픈했어야 할 프로젝트는 현재까지도 답보 상태다.

여기에 백령아트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백령병원 리모델링 사업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백령병원은 인천시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매칭사업으로 오는 12월까지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절반도 안 되는 7억 원의 예산만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한 인천문화재단이 평화미술프로젝트를 총지휘해 오던 이승미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을 지난 7월 지역 예술인들과의 갈등과 위법행위 적발 등을 이유로 직위해제하면서 사업은 단 한 발짝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결국 원래대로라면 8월에 개최됐어야 할 평화미술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던 작가들이 ‘파행으로 치닫는 인천문화재단의 타락한 문화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외부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이들은 직위해제로 인해 사직한 이 전 아트플랫폼 관장을 ‘정치적 제물’로 지칭, “전시 파행에 따른 책임자 문책과 전시 속행을 위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변경계획을 전달하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등 행정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지만 평화미술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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