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갑자기 아픈 아이를 위해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시범시행하고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인천에는 단 한 곳도 없게 됐다.

인천시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복지부가 종합병원 응급실이 아닌 일반 병·의원에서도 1년 365일 밤 11~12시까지 소아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예산을 5대 5로 편성해 병·의원 1곳당 월 최대 2천만 원을 지원키로 한 사업이다.

이에 시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을 희망하는 인천지역 내 병·의원을 공모, 5곳이 지원했지만 예산 1억2천만 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은 인천을 제외한 전국 6개 광역시·도에 9개 병원이 지정돼 9월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다.

인천에는 야간 진료가 가능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가천의대 길병원 1곳뿐이어서 수술이 필요없는 경증 소아환자도 비싼 응급실 이용료를 내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이곳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야간에 문을 연 소아과 병·의원이 없어 응급실을 찾은 소아환자는 인천에서만 3만여 건에 달했다고 한다.

한 해 7조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인천시가 고작 1억2천만 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소아 환자의 야간진료를 위한 의료시설 확보는 국민편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소아환자 야간진료 사업을 놓고 소청과의사회 등 일각에서는 소아진료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야간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급을 제외한 동네 소아청소년과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의료 공동화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나 소아 야간진료 사업은 병의원이 아니라 급작스럽게 병원을 찾아야 하는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한 사업이다.

정책에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차차 고쳐나가면 된다.

달빛어린이 병원 시범사업은 병의원 일부에서의 반대가 있다손 치더라도 지역주민 특히 어린아이를 둔 가정의 엄마 아빠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지자체에서 예산과 참여할 기관을 확보해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어린이들이 한밤중에 갑자기 아프면 비싼 응급실을 대신 야간 진료가 가능한 달빛병원을 찾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고작 1억2천만 원이다. 서민 가정의 어린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달빛어린이병원 시범사업 예산확보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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