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지원 속에서도 메달을 향해 뛰는 두 명의 전사가 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핸드사이클에 출전하는 인천시 소속의 김용기(36)와 이도연(42·여)이다.

김용기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았고, 이도연은 19살 때 추락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은 핸드사이클과 만남을 통해 인생이 180도 변했다.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핸드사이클을 통해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도전정신을 배웠고, 남다른 끼와 재능이 뿜어져 나오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용기는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을 땄고, 이도연은 올 5월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7월 스페인 월드컵, 9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도연은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열망과 그 열망을 이해하고 응원해 준 가족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특히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도와주던 세 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잇따라 열린 국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값진 성과를 거뒀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반 선수들과 달리 중앙정부나 체육회 등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어 자부담으로 출전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박제완 대한핸드사이클연맹 부회장은 “외국 대회에 출전하면 항공료 정도만 지원이 되고, 체류비는 전액 선수들이 부담한다”며 “아시안게임이 국제대회인 만큼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장애인선수로서 살아가는 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의 씁쓸한 현실 속에서 시무룩할 법도 하지만 두 선수의 표정은 밝았다.

이도연은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도 이번 대회에 직접 와서 경기를 보고 삶의 어려움과 장벽에 부딪쳤을 때 자신을 믿고 과감히 도전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기와 이도연은 22일부터 24일까지 송도도로사이클코스에서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