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통기술과 사상적인 측면에서 대단한 매력이 있는 나라지만 이를 외부에 알리려는 노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이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만열이란 한국 이름을 가진 미국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경희대 국제대학 부교수는 8일 ‘제342회 새얼아침대화’의 강연자로 나서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가 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예일대·도쿄대·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문학과 언어, 문화를 전공한 뒤 강단에 서고 있는 페스트라이시 교수는 지난해 펴낸 저서「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17세기 동북아 국가 중 행정·기술·대중문화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는 만주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만주문화를 떠올리지 않는다”며 “이는 국가의 사상이나 철학이 약했던 탓으로 최근 K-POP·매운음식 등으로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문화 또한 진정한 가치인 철학과 사상을 빼고서는 세계화를 꿈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페스트라이시 교수는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삼성’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외국인들은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구입하면서는 스웨덴의 예술성과 건전성 등을 떠올리지만 삼성의 전자제품을 사면서는 한국을 떠올리지 못한다”며 “삼성이 한국의 문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덕적 삶과 학문적 완성을 지향하는 ‘선비정신’과 민본주의에 기반한 ‘홍익인간정신’, 한국의 전통기술인 한의학·농업·한옥, 500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등을 한국이 자랑해야 할 유·무형의 자산으로 꼽으며 이를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함을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훌륭한 자산이 한두 가지가 아닌 만큼, 이제 객관적으로 한국의 기술·문화·행정을 재평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 여기 강연을 찾은 분들도 내가 사는 이곳, ‘인천’의 고유문화를 세계로 알리려는 노력과 방안들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얼아침대화는 지역의 정·재계·언론·시민사회단체·종교계 인사 등 4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페스트라이시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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