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준길 연천군청 세무회계과 재산관리팀 주무관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백 년을 바라보고 큰 틀을 짜야 하는 만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인재를 키우기에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몇 해 전 연천군은 서울 중심에 장학관을 갖는다는 큰 결심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리모델링이냐 신축이냐의 갈림길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적은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서 신축으로 결정을 내린 후 2012년 겨울,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소재 부지를 매입했다. 한겨울에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듬해 5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녹록지 않았다. 좁은 부지와 골목에서 주변 시설들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주변 상인들과 거주민들의 양해를 구하면서 조심스럽게 토목공사를 하다 보니 진척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52일간이라는 이례적인 장기간 장마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고자 하는 열정 앞에서는 그 어떠한 것도 결코 장애가 되지 못했다. 주위에서는 부질없는 짓이라고 만류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비록 거리가 멀었지만 마른 사토장을 찾은 것이다.

바로 연천군 관내 청산매립장이다. 하루에 15~20대 분량의 사토를 실어 날랐다. 장학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가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상황을 연출해 낸 것이다.

우리의 의지에 하늘도 감동했을까? 그해 겨울은 다른 해보다 추위가 덜했다. 올 1월 말까지 콘크리트 타설이 가능했다. 드디어 올 4월 학생들의 입주가 시작됐고 5월 2일 그토록 바라던 개관식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4월 준공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지칠 줄 모르는 의지로 이뤄 냈다.

연천군의 장학관 건립이 주변 지자체에 영향을 미쳐 현재 동두천시에서도 장학관을 건립하기 위해 노하우를 물어보기까지 한다. 우리가 고생해 이룬 장학관이 다른 곳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제2장학관이 그것이다. 연천은 더 이상 교육의 불모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우리 군의 의지를 알고 있기에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들이 바로 연천군,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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