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0개국의 글로벌 연구진 50명은 10일 한국의 출산율이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 수준을 말하는 대체출산율에 턱없이 못 미치는 초저출산 국가에 속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체출산율보다 약간 낮은 출산율이 한 나라의 전번적인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으나 한국의 출산율은 너무 낮아 한국의 미래 번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하와이대학과 UC버클리대학이 주도하는 '국민이전계정(NTA)' 연구진은 이날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저출산이 정말 문제인가(Is low fertility really a problem?)'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인 안종범 전 성균관대 교수와 이상협 하와이대 경제학과 교수 등 2명이 한국 대표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한국의 경제학자가 사이언스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40개국 연구진은 지난 10여년간 인구변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왔는데 이번 연구에선 각국 출산율 자료를 경제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의 요지는 한 국가의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여성당 2.1명)보다 약간 낮다면 오히려 그 국가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많이 낮다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각국 정부는 연금이나 공공보건 등의 조세재원 마련을 위해 지금보다 높은 출산율을 선호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나라에서 자녀양육비용이 여전히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공저자의 한 명인 이상협 교수는 "한국의 현재 출산율(1.19명)은 너무 낮기 때문에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중"이라며 "그로 인해 생활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제 한국은 정부가 나서서 자녀 출산과 양육을 독려해야만 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메이슨 교수는 "현재의 출산율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중간소득 또는 고소득 국가에 적정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와 유럽국가에선 자녀 양육비용이 지나치게 커서 국민 생활수준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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