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조건에도 베테랑 정예부대로 팀을 꾸려 맹훈련 중인 만큼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입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좌식배구 국가대표팀의 ‘꿈나무’로 불리는 박연재(28·천안시청)의 말이다.

팀내 최연소 선수인 그는 중·고교 시절 배구팀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월등한 플레이를 펼치는 만큼 큰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박연재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지는 올해로 3년째다. 2003년 고교 3년 때 학교 계단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고로 한쪽 발을 쓸 수 없는 장애를 갖게 됐다.

프로배구 선수의 꿈은 날아가 버렸고, 이후 오랜 시간을 방황하다 2년제 대학 컴퓨터 관련 학과를 나와 직장생활도 했지만 자신이 꿈꿨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때는 정말 의미 없는 세월을 보냈던 것 같다”는 박연재는 “할 줄 아는 게 배구뿐인데 배구를 할 수 없어 참 많이 방황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런 그가 다시 공을 잡은 건 2011년이다.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전국장애인체전에 선수로 참여했다가 천안시청 감독을 만나게 됐고, 그를 눈여겨본 감독이 팀원으로 영입하면서 다시 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박연재는 “장애인 배구는 순전히 앉아서 하기 때문에 뛰고 점프하던 일반 배구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코트도 작아서 공의 스피드는 빠르고 움직임에 한계가 있어서 수비가 쉽지 않은 경기”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가 12명 중 4명뿐으로, 나머지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직장까지 포기했다.

이를 본 박연재는 “배구에 대한 소중함, 열정을 그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실업팀에 소속돼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생계까지 포기하고 대회에 출전하시는 걸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동료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그는 “중국만 해도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20대 초반이다. 선수들이 고령인 팀은 몽골과 한국뿐”이라며 “한국 대표팀 경기 능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젊은 신인 발굴이 시급하다”고 실업팀 창단과 젊은 신인 선수 발굴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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