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를 전격적으로 석방한 데 대해 아무런 대가(quid pro quo)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미국 정부)는 북한에 아직 남아 있는 미국인들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으며 북한이 이들을 가능한 한 빨리 석방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의) 혜택을 얻을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의 석방을 위해 가족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고 중국 등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다음 몇 주, 몇 달간 상황이 발전해 회담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은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비핵화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발 위협이 사라지는 등의 조건을 전제로 주한미군 등 주둔병력의 감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이 국제사회에 동참하기를 원한다면 그 방법을 북한이 알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된 대화에 복귀하고 비핵화 등에서 진전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위협 자체가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 지역에서의 미군 주둔 수요를 감축하는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악관 당국자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북한이 파울을 석방한 긍정적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나머지 두명의 억류자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의 구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북한이 두 사람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억류된 모든 개인의 석방은 제일 우선순위이며 미국이 오랫동안 공식·비공식으로 추구해온 것"이라며 "우리는 백악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우리는 두 사람의 조기 석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패트릭 벤트렐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연합뉴스에 "북한과 관련한 우리의 최고 정책목표는 비핵화"라며 "우리는 비확산을 막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증강을 억제하며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용을 증가시키는 최강의 국제제재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벤트렐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으나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원칙은 동일하고 변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한 기존의 국제적 약속을 지키겠다는 진지하고 준비된 자세를 보여야 하며 그래야 진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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