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 성남중원경찰서 정보화장비계장

 역사가 살아 숨쉬는 남한산성은 등산로가 가파르지 않고 원만해 청소년들도 등산하기에 그리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특히 성남중원경찰서는 산성과 가장 가까이 있는 경찰서로서 필자가 청소년 업무에 종사할 당시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힐링타임이란 선도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그때 남한산성 등산에 동참했던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힘들어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계속 걷다 보니 몸이 이완되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흔히들 말하길 등산은 동(動)적인 명상이고 좌선은 정(靜)적인 명상이라고들 한다. 따라서 질풍노도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걷기 명상은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데 유용한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 치욕의 역사를 담고 있는 남한산성은 사적 제57호로 지정돼 있다. 성남시·하남시·광주시·서울시 송파구에 걸쳐 경계하고 있는 성곽으로 조선 왕조 16대 임금인 인조가 축성해 완공된 성곽이다.

청나라 태종이 1636년 12월, 12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공하자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해 항전을 벌이다가 강화도가 함락되자 결국 성을 나가 항복하기에 이른다. 남한산성이라는 천혜의 요새는 병자호란이라는 치욕과 절망의 역사가 산 채로 매장된 곳이라 할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그 역사적 의미와 함께 우리 민족 치욕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보며, 그 치욕의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 민족은 앞으로 어떻게 분발해 세계사에 우뚝 서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인지를 각자가 자문·성찰할 필요가 있다.

치욕의 역사가 담겨져 있는 남한산성이 어떻게 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등재됐는지 이유가 매우 궁금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서양식 신식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총안과 옹성 등 다양한 군사적 방어기술을 집대성한 유비무환 정신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한다.

깊어 가는 가을, 우리들의 자녀와 함께 남한산성에 올라 산성의 의미를 생각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고 우리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으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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