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와 (주)세계전람이 공동 주최하는 ‘인천 베이비&키즈페어’가 주최측의 일방적인 참가 업체 선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인천 베이비&키즈페어’는 송도 컨벤시아에서 해마다 두 번씩 열리는 행사로, 상반기에는 세계전람이 단독으로 진행하며 하반기에는 인천도시공사와 공동으로 열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행사에서는 약 4만 명이 다녀갔으며,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하반기 행사에는 4만 명 이상을 목표로 하는 등 인천시민을 비롯해 수도권 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박람회다. 때문에 박람회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인천 베이비&키즈페어에 꾸준히 참가했던 한 사진업체가 갑자기 부도를 내면서 주최측의 일방적인 참가업체 선정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인천 송도와 서울 청담, 고양 일산 등에 지점을 두고 있는 베이비 스튜디오 ‘피아체’는 박람회에 수차례 참가했던 업체로 올해 상반기 행사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갑작스레 56억 원 규모의 부도를 내면서 현재까지 2천200여 명의 피해자를 양산시켰으며, 상반기 박람회에서도 110명의 젊은 부부가 피아체와 계약했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상적인 박람회의 경우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부스를 얻게 돼 있는 반면, 인천 베이비페어는 주최측인 세계전람에서 기득권 순으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세계전람이 임의대로 업체를 선정할 경우 향후 박람회 역시 검증되지 않은 업체가 참여해 ‘제2의 피아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사진협회 한 관계자는 “세계전람에서 입맛대로 특정업체에게 부스를 주다 보니 향후 다시 피아체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을 것”이라며 “또한 지역에서 참여를 원하는 다수의 업체들은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공동 주최를 맡고 있는 인천도시공사 역시 세계전람의 업체 선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만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실제 도시공사 관계부서는 피아체 부도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취재진이 연락한 23일에서야 인지하는 등 안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송도 컨벤시아 대여와 언론 홍보만 맡고 있을 뿐 업체 관리는 전적으로 세계전람에서 맡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이런 우려를 알았으니 앞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계전람과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세계전람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때 피아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110명에 대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번 행사에서 무료로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며 “피아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올해는 보험에 가입한 업체를 대상으로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는 공간이 넓어 업체 진입을 크게 제한하지 않는 편인데, 송도 컨벤시아는 장소가 협소해 어쩔 수 없이 품목별로 업체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며 “박람회를 찾는 관람객 중 70~80%가 인천시민들이기에 가급적 인천 업체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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