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2살짜리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가해자인 어머니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입양아 A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어머니 김모(46)씨를 수사한 결과,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어머니 김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A양의 엉덩이와 다리 등을 수차례 때리는 등 학대해 이튿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36분께 울산시 중구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제대로 숨을 못 쉰다"며 119에 신고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은 끝내 숨졌다.

당시 김씨는 경찰에 "아이가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아 플라스틱 자로 때렸다"고 진술했으나 A양의 부검과 수사 결과, 철재 빨래걸이로 구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또 A양이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A양이 중학생 언니의 학교 무용발표회에서 뛰어다니고, 집으로 돌아와 음식을 먹으면서 침을 흘리자 손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튿날 A양이 콘센트 주변에서 장난을 치자 폭행하고 매운 고추를 잘라서 물에 타서 마시게 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장실질심사 마치고 나오는 양모

영장실질심사 마치고 나오는 양모(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살짜리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된 어머니 A씨가 29일 오전 울산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4.10.29 yongtae@yna.co.kr

경찰은 김씨 주변인을 조사한 결과, 김씨 집에서 아기 우는소리가 자주 들렸고 김씨가 A양에게 고함을 치고 바닥에 던지기도 했으며 "자녀 3명이면 지원금이 많이 나온다던데 돈도 얼마 나오지 않더라"는 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성장하지 않고 연약한 아이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방치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학대했기 때문에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며 "A양이 경막하 출혈, 다발성 출혈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가 지난해 12월 A양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조건에 충족하고자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등을 위조한 사실을 확인,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도 적용키로 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김씨의 전 남편 전모(50)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남편 전씨가 A양의 친권자인 양아버지로서 보호, 양육, 치료, 교육 등의 의무를 어기고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도시가스가 끊기고 단전·단수가 되도록 방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5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