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 중간에 공익광고가 편성돼 있습니다.

공익광고는 KOBACO(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공익광고협의회에서 말 그대로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요즘 방송 중인 공익광고 중에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최근에 몇 번 정도는 보시거나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 배려’라는 제목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먼저 국민의 71%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에 빗대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아프다고 주장합니다. 왜 아프냐하면 소음통(층간소음), 주차통(얌체주차, 민폐주차), 흡연통(흡연, 음식물쓰레기, 악취)이 국민들을 괴롭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파트’에 사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끝 멘트가 인상적입니다. “알고 나누고 친해지고 정들고 공동주택 생활통엔 소통이 약입니다. 소통약은 매일, 자주 드실수록 좋습니다. 이해하고 웃음 짓는 우리는 이웃입니다.” 소음통, 주차통, 흡연통에 운율(韻律)을 활용해서 소통이라는 약을 처방해 준 것입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많이 공감이 되는 이야기지요? 함께 어울려 사는 이 사회에서, 특히 이웃 간에 분쟁이 있다면 그것만큼 불편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는 크고 작은 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갈등 없는 사회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직면해 있는 여러 상황은 그 도가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로 소통의 부재를 꼽습니다. 소통(疏通)이란 사전적으로는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뜻이 통하려면 대화가 있어야 하겠지요.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통로가 바로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만,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대화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 중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입니다. 마음의 문을 닫은 채로 대화를 진행한다면 결국에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고 말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의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Put yourself in other person’s shoe.’ 직역(直譯)하면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 보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신발을 직접 신어 보기 전에는 발에 잘 맞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색깔은 잘 어울리는지 등을 제대로 알 수 없겠지요. 한자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잘 배려하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마음껏 이야기하게 하고, 또 그것을 잘 들어주고 최대한 이해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필수 조건입니다.

앞서 언급한 ‘소통’이라는 약이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고 더 크게 본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해하고 웃음 짓는 우리가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소통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보고 어떻게 하면 소통의 달인(達人)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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