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은 사람들은 최근 국내 여자농구나 핸드볼 뉴스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키가 클수록 유리한 이들 종목에서 단신 선수들의 활약상이 속속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내 여자프로농구에서는 부천 하나외환의 오디세이 심스(22)의 활약이 눈부시다.

프로필 상의 키가 173㎝인 심스는 이번 시즌 12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단신이다.

170㎝대 키는 심스가 유일하며 그나마도 주위에서는 '170㎝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러나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이번 시즌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가로채기 2.67개로 1위고 어시스트는 3.83개로 2위다. 작은 키에도 리바운드를 7.67개나 잡아 6위에 오를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득점에서는 평균 17점으로 19일까지 1위를 달리다가 20일 경기에서 혼자 27점을 퍼부은 샤데 휴스턴(18.3점·우리은행)에게 밀려 2위가 됐다.

만일 심스가 이번 시즌 득점왕에 오르면 2000년 겨울리그 김지윤(170㎝) 이후 14년 만에 최단신 득점왕이 될 수 있다.  

미국 국가대표인 심스는 "드리블과 패스, 빠르다는 것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11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선 키 163㎝의 단신 안혜지(17)가 전체 1순위로 구리 KDB생명에 지명됐다.  

안혜지(오른쪽)와 KDB생명 안세환 감독.

                                                       안혜지(오른쪽)와 KDB생명 안세환 감독.

역대 최단신 1순위 신인이 된 안혜지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패스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 선수다.  

신인은 12월5일 이후 출전할 수 있어 아직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안혜지는 "내가 비록 163㎝로 키는 작지만 더 빨라지고 슛도 정확하게 다듬어서 아무도 나를 못 막도록 하겠다"고 장담했다.  

동주여고 출신 안혜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김화순 코치의 조련을 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여자농구와 같은 11일에 열린 여자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한 술 더 떠서 키 150㎝ 대의 선수가 지명됐다.  

여자농구처럼 전체 1순위는 아니었지만 황은진(18)이 3라운드 3번으로 대구시청, 함지선(18)은 3라운드 7번으로 광주도시공사에 각각 지명됐다. 둘의 키는 나란히 158㎝라고 한다.

농구와 비교하면 평균 신장이 작은 종목이라고는 해도 150㎝대 선수를 찾아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 계주 선수를 하다가 스피드가 눈에 띄어 핸드볼을 시작했다는 황은진은 "중학교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고등학교 올라오니까 작은 키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고2 때 청소년대표로도 활약한 그는 "그래도 3라운드에 뽑힐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웃으며 "실업에서 출전 기회가 생기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핸드볼 계에서는 삼척시청 김상미(19)도 대표적인 단신 선수로 많이 거론된다.

프로필 상의 키가 161㎝인 김상미는 7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황은진에게 '김상미의 키가 161㎝'라고 전해주자 그는 "어, 내가 더 큰 것 같은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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