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에 딴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더니 풍미가 더 진해진 것 같아요.”

가평포도는 비가림시설 100%의 캠벨 품종으로, 높은 온도차로 단단한 과육과 고당도의 맛을 자랑한다. 그러나 올해처럼 전국적으로 포도 생산량이 늘면 가격도 낮아지고 제때 팔지 못해 저장고에 쌓여 포도 양이 많아지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가운데 가평의 캠벨포도를 이용한 와인 양조법을 익히고 실제로 제조까지 참여하는 등 ‘가평 와인스쿨’을 통해 가평 포도농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가평 와인스쿨‘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생산중심 농가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가평군이 올해 처음 운영해 8개월간 32회, 총 128시간 동안 진행한 와인 양조 교육과정이다. 올 3월부터 시작한 이 교육은 지난 19일 졸업식을 열고 교육과정을 마친 28명의 학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했다.

와인스쿨 대상자는 1천㎡ 이상 과수 재배농가 또는 와이너리 창업을 목적으로 한 일반 농가를 중심으로 선발했다.

교육은 와인에 대한 이론부터 와인 맛과 양조 기술 및 효모, 저장과 숙성, 발효 기술을 익히고 실제로 직접 만든 와인을 시음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홍철 가평 와인스쿨 학과장은 “가평의 포도는 타 지역 캠벨포도에 비해 껍질이 두꺼운 편이다. 먹기는 불편하지만 오히려 탄닌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와인 양조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상면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장애희 졸업생은 “매주 진행된 이 교육을 통해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포도 가공에 대해 초등학교 사고였다면 이제는 고등학생 수준으로는 올라온 것 같다”며 “포도만 판매해 왔는데 이 교육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주먹구구식의 와인에서 이젠 풍미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올해 9월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1년 숙성돼야 맛을 아는데, 스스로 만들어 본 와인을 맛보고 확인하기도 전에 끝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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