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처갓집 1년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라 할 수 있는 김장을 했다.

올해까지 6년째 처갓집에서 장모님, 처제, 동서, 처조카 등과 50여 포기의 배추를 절이고, 김칫소를 만들고 버무리는 등 새벽부터 점심 때까지 쉴 새 없이 김장과 싸웠다.

항상 김장철이 되면 나는 옛날 시골집에서 했던 김장의 기억이 많이 난다.

지금이야 방 안에서 김장을 하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마당에서 동네 친지들과 함께 모여 적게는 100포기, 많게는 200포기의 김장을 했다.

그때는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김장을 많이 했다. 지금이야 굳이 김치가 아니어도 끼니를 해결할 음식들이 많지만, 그때는 김치가 대표 반찬이라 매 끼니마다 밥상에 오르기 때문에 그 양 또한 많아야 했다.

또 지금은 김치냉장고라는 현대식 김장독이 있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초등학생 한 명 정도 들어갈 항아리에다 김치를 넣은 다음 힘이 센 장정들이 파놓은 땅에다 항아리를 묻고 나서야 김장이 모두 끝났다.

김장의 양과 환경은 달라졌지만 지금이나 옛날이나 김장을 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것은 변함없는 듯하다.

옛날 시골은 대부분의 가족들이 가까이 있다지만, 요즘은 핵가족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명절이 빼면 딱히 모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 김장을 하면서 손수 만든 김치를 서로의 입에다 넣어주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는 날이야말로 온 가족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은 항상 멀리 있어도 단 하루, 아니 한 시간만이라도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자리만 있으면 따뜻한 정이 통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 잠시 짬을 내서 가족이 멀리 있는 사람들은 단 10분이라도 가족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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