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한 번 들으며 잊지 못할 이색적인 상호로 고객들을 사로잡는 인천지역 업소가 화제다.

27일 전화번호 상담원인 A(37·여)씨는 2년여 동안 근무하면서 제일 배꼽을 잡게 했던 가게 이름으로 ‘마누라 쥑이기(장어음식점·남구)’를 꼽았다.

A씨는 “안내 문의에 처음에는 장난전화로 착각해 고객에게 다시 물었던 적이 있다”며 “외식업 분야가 워낙 경쟁이 세다 보니 기발한 상호로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마누라 쥑이기’란 이름을 지은 김상균(40)대표는 “좀 야한 듯한 상호를 듣고 당황해하는 손님도 없지 않지만, 톡톡 튀는 상호라고 칭찬해 주는 분들이 더 많다”며 “아내와 가족을 위해 건강하게 살자는 메시지를 담은 게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개성 넘친 아이디어로 고객의 엔도르핀을 분출하게 하는 상호는 음식점과 미용실, 병원 등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 주로 발견됐다.

업종을 명확하게 표현하면서도 젊은 세대를 겨냥한 듯한 병원 상호로는 ‘아나파 동물병원(남구)’과 ‘속시원한 내과의원(남동구)’ 등이 있었다.

음식점으로는 ‘The Goowoori(더 구우리·연수구)’, ‘진짜루(중국음식점·서구)’ 등이 단어의 발음을 활용한 언어학적 해학으로 업종을 설명하는 상호다.

‘정으로 달리는 자전거(서구)’, ‘이사 잘해 주는 사람들(서구)’은 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면서 품격을 잃지 않는 절제미를 보여 준 상호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정으로 달리는 자전거’ 추형기(46)대표는 “2009년 개업하면서 고심 끝에 선택한 상호 덕분에 지나가는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매장에 들른다”며 “자전거동호회가 만들어질 정도로 고객들이 몰려 최근에는 2호 매장도 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와 같은 기발한 상호에 대해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인 로고스타 이상환(48)대표는 “너무 튀는 이름들은 좀 가벼운 느낌이 들어 신뢰감을 덜 줄 수 있다”라면서도 “소비자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가치를 담은 이색적 상호가 경쟁에 유리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