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아빠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해 집에 도착하니 사랑스러운 아들이 환한 얼굴로 아빠를 향해 달려와 안기려고 한다. 그러나 피곤하고 지친 아빠는 아들을 피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머쓱해진 아들이 지친 아빠에게 질문한다. “아빠는 한 시간에 얼마를 버세요?”라고 묻자, 모든 것이 짜증스러웠던 아빠는 마지못해 “한 시간에 20달러를 번단다”라고 대답했다.

아빠의 대답에 실망한 아이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아빠에게 부탁한다. “아빠, 저에게 10달러만 빌려주세요”라고.
아빠는 돈이 필요한 이유가 전혀 궁금하지 않았고, 가뜩이나 피곤한 자신에게 돈을 빌려 달라는 아들에게 버럭 화를 낸다.

아이가 그렇게 힘없이 방으로 돌아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아들에게 심하게 화를 낸 것이 맘에 걸린 아빠는 미안함에 아들을 다독여 주며 10달러를 준다.

아들은 무척 기뻐하며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을 꺼내더니 “1달러, 2달러, 3달러…”라며 돈을 센다. 그 모습을 본 아빠는 “돈이 있으면서 왜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느냐?”고 하며 아들에게 또 화를 낸다.

그러자 아들은 돈을 아빠에게 건네며 “아빠, 여기 20달러가 있어요. 아빠의 시간을 한 시간만 살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 대화를 인터넷 사이트에서 읽었을 때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둔 난 정말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연말이 되면서 퇴근시간이 더 늦어진 내가 집에 들어가면 아들은 벌써 꿈나라에 가 있다.

아내가 내게 한마디를 던진다. “오늘도 준호는 ‘아빠 언제 집에 와?’하면서 계속 물으면서 잤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아들일 때는 몰랐던 것이 아빠가 되고 아들이 커면서 아빠의 의무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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