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실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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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실종의 위기
최희선 객원논설위원/플레이플러스 고문/전 경인교대 총장
  • 기호일보
  • 승인 2014.12.17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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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객원논설위원/플레이플러스 고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보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잊고 싶어도 잊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 서울 상왕십리역 지하철 열차 간 추돌사고,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념 공연행사장 관람객의 환풍구 속 추락사고, 담양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등 대형 사고가 잇달아 그야말로 ‘재앙의 해’로 부를 만큼 많은 사고들이 발생해 우리들을 안타깝게 했다.

어떤 기자가 지적했듯이 우리 사회는 중증 안전불감증을 앓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물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지만 그것도 잠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사고의 아픈 기억은 사라지고 만다.

유언비어는 난무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사고처리는 미숙하고, 더군다나 여야 정치권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만 보여 준다. 그러는 동안 사고는 반복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불행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안산단원고 학생 등 470명이 탑승한 선박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이 중 30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인명피해로 보면 1970년 여수앞바다에서 침몰한 남영호 사건과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의 규모가 더 컸지만 세월호 참사가 사회적 충격이 더 크고, 주목을 더 끈 것은 사건의 비참함과 이 사건에 대한 리더십의 무능이 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살리지 못한 책임감을 지울 수 없다. 국가적 위기에 처해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네티즌 등 사회지도층의 리더십이 허점과 무책임을 드러내 사회적 불신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런 리더십의 상실 위기는 사회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일 드러나는 성추행 문제가 심지어 전직 국회의장과 검찰총장, 일선 사단장, 대학교수들에게서까지 나타나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성폭력 근절은 현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부끄럽고 한심한 노릇이다.

그 뿐만 아니라 무상복지 포퓰리즘, 중구난방 병영문화 개선책, 청년실업의 증가, 수능 오류 반복, 재벌총수의 비자금 횡령, 사회갈등 심화와 요원한 국민대통합 등은 모두가 지도층의 리더십 부재와 무능이 빚어낸 문제들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게 되면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의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사회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후진국일수록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크고, 선진국일수록 국민들의 마음은 편안하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커지는 것은 국민의 안전의식이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한 문제에도 있지만 특히 지도층의 리더십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90%가 지도층의 리더십 부재 때문에 사회혼란이 촉발되고, 국민의 힘을 국가적 목표에 결집시키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국회 등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 실종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당리당락적 타성, 집단·지역이기주의, 미래비전 부족, 부패와 도덕성 추락 등을 거론했다. 미래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통찰력 부족으로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미래를 만들기보다 리더십의 존재 여부가 미래를 좌우한다. 그래서 미래를 수준 높게 통찰하는 능력을 지닌 지도층의 리더십 역할이 중요하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온 사회구성원들이 한마음이 돼 내일을 향해 힘 있게 나아갈 수 있는 비전도 보여야 한다.

뛰어난 지도자는 다른 사람에게 비판을 받았을 때 그 때문에 생긴 화를 남한테 푸는 게 아니라 자기가 어떻게 잘못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자신을 갈고 닦아 다른 사람을 평안하게 해야 한다.

금품수수 혐의로 2년 반의 재판을 거쳐 무죄로 최종 선고받은 한 국회의원이 “지난날 저는 너무 교만했고 항상 제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을 비판하면서 솔직히 경멸하고 증오했다.

저는 법으론 무죄지만 인생살이에서는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고 말했다. 이런 자성의 말이 진정이라면 다행이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새해에는 사회 모든 분야에 신뢰받는 리더십이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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