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이라 했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우리의 매사 준비 없기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천시는 최근 조명우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공체육시설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아시안게임을 치른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 계획 수립 및 점검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는 공청회와 토론회, 기존 용역 결과 검토 등을 종합한 최종 사후 활용 방안 종합계획을 수립해 내년 3월까지 확정짓는다 한다.

인천시가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해 종목별 전용경기장 등 16곳 경기장을 짓는 데 들인 돈만 해도 1조7천억 원에 달한다. 당초 대회를 치르기 전에 경기장 활용 방안이 수립됐어야 한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주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다시 말하면 대회가 끝나고 나면 인천시가 빚더미 위에 올라앉는 것은 불 보듯 뻔했었다.

그 많은 시간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상대로 경기가 끝나고 해를 넘기는 시점에 와서 TF를 구성한다며 부산을 떠니 하는 말이다. 이제라도 TF를 꾸려 경기장 활용 방안을 연구키로 했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모쪼록 현명한 방안을 찾아낼 것을 주문한다.

한 번 결정되면 후에 다시 변경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각계의 전문가와 시민도 참여한다 하니 다행이다. 각계에서 경기장 활용 방안이 논의된 지는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요, 암중모색이다. 축제는 일순간에 지나갔고 인천시는 빚 청산만 남았다. 부채만을 의식해 오로지 상업적 측면만을 중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말할 것도 없이 부채는 갚아야 한다. 체육시설인 만큼 시민 건강을 위해 운동시설로 활용하는 것 외에도 문화예술 방면의 활용도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시간에 쫓겨 경솔한 결론을 내리면 자칫 낭패를 보기 쉽다. 시는 내년 3월까지 기한을 정해 최종 확정짓는다고 한다.

오죽하면 한 시민은 당초 논밭을 메워 축조한 경기장 시설인 만큼 다시 논과 밭으로 되돌려 놓으라는 말까지 한 적이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올림픽 대회 종료 후 경기장 시설물들을 해체해 타 용도로 활용한 전례 등도 있다.

올림픽을 치른 해외 국가들의 활용사례들을 연구해 최선의 활용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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