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안양만안경찰서 생활질서계/경장

 주택가를 돌아보면 ○○검도장, ○○기원이란 간판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수년 전 우리 사회에 이슈를 몰고 온 ‘바다이야기’ 불법 게임장이 그것이다.

 담배 연기 자욱한 이 어두운 곳에서 사람들은 게임 화면에 빠진 채 신기루를 좇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동 이후 이런 게임장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음지로 숨어들었다. 최근에는 일반 주택가 및 농촌 오지까지 파고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광경은 게임장을 가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척 생경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사행성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천리만리를 쫓아가기 마련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밖이 보이지 않는 차량을 이용해 손님을 직접 태우고 게임장으로 옮기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더구나 음지에서 영업하는 이런 불법 게임장은 소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자주 이동하며 단골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만 않다.

서민들의 지갑을 털어내 가정 파탄까지 일으키는 이런 독버섯은 사회에서 근절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찰의 단속뿐 아니라 일확천금을 노리고 게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인식부터 변화돼야 한다. 개조된 게임기를 상대해 한탕을 꿈꾸는 것은 인생 대박이 아닌 인생 쪽박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행법상 불법 게임장을 단속해도 업주와 종업원만 처벌될 뿐, 게임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현장에서 단속돼도 계도 조치로 끝나기 마련이다.

다른 제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사행성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의 발길을 딱 끊게 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들은 단속돼도 그저 다른 게임장을 이용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게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이용자의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법규의 강화, 경찰의 지속적인 계도·단속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불법 게임장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국민 의식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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