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경비원들이 집단 해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고용승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게재되는 등 대학 측과 학생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18일 인하대와 경비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경비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7일 양측이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이날 경비원들이 농성 중인 천막에서 진행된 협의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만을 밝힌 채 30여 분 만에 결렬됐다.

특히 재협상에 대한 여지도 남겨 놓지 않아 인하대 경비원 고용승계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항목 인하대경비원노동조합분회장은 “15명 전원 고용승계 없이는 어떠한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인하대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며 “용역업체와 함께 기존 경비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배려해 보겠지만 경비통합상황실 내 정규직 배치는 물러설 수 없는 학교의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인하대가 내년부터 시작되는 경비용역 입찰 조건으로 종합상황실 내 정규직 고용을 내걸면서 불거진 이번 사태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학생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인하광장 인터넷 게시판에는 연일 학생들의 관련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인하대학생들’은 학내 대자보를 통해 경비원 고용승계를 주장했다.

‘인하대 경비노동자들의 전원 고용승계 요구를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대학 재단과 교수, 다른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오선희(25·한국어문학과 4년)씨는 대자보를 통해 “학교가 비용 절감을 명목으로 인원 감축을 하려 한다”며 “‘땅콩 리턴’ 사건으로 갑의 횡포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한진그룹은 학내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이기도 해 책임지고 전원 고용승계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오 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인하대생이 졸업과 동시에 직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며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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