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감 수업 참여 문제를 놓고 경기도교육감과 보수성향 교원단체가 연일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21일 이재정 교육감의 교장·교감 수업 발언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9시 등교처럼 무늬는 자율이나 실제는 강요하고 있다”며 “학교 현장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 재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장·교감 수업 제도화에 대해 지난 17일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회를 촉구했는데도 이 교육감이 각종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실행 방침을 구체화하자 더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교육감은 최근 제도화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초등은 일반적인 교과를, 중등은 전공과목 분야를 수업하거나 인성교육 등 (학생들에게)필요한 특별한 강의를 한 주에 3시간이나 6시간 정도 하면 교사들을 격려하는 상징성과 학생들과 교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이 수업하는 교장을 주창했다면 교총은 연구하는 교장으로 반격에 나섰다. 학교 최고책임자로서 학생 교육과 경영을 책임진 만큼 개별 수업보다는 전체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위해 어려움이 무엇인지, 어떻게 지원할지 등 학교 전체의 발전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논리다.

교총은 “교장·교감과 학생 간 교감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일부 학급과 학생들만을 상대로 한 주 3∼6시간 교과수업보다는 전체 학생을 위한 훈화와 인성교육 특강 등을 통해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측은 원칙적인 측면에서 환영하면서도 수업의 질과 실효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여건을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교장과 교감이 수업에 참여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지만 수업에 손 놓은 지 오래된 학교장들에게 교과수업을 맡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인성 등 비교과 영역에서 오랜 경륜과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교육감은 16일 교장·교감을 포함해 모든 교사가 수업을 하는 게 옳다며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학교관리자의 수업 참여 제도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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