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한 사람으로서 요즘 인천지역 내 체육정책을 보면 절로 한숨만 나온다. 대학 시절 체육을 공부할 때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바로 ‘스포츠와 정치’였다. 필수과목이라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어야 했는데, 나름 교수와 갑론을박하면서 논쟁을 펼쳤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고 그것으로 인해 배운 것도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스포츠와 정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항상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할 뿐 정치에서의 스포츠는 관심 밖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총선·대선 등이 있을 때 모든 후보자들이 당선되면 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을 한다. 하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며 나몰라라 하는 것이 스포츠와 정치의 관계다. 정치에서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대상이 바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체육 역시 이런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체육에 전혀 관여한 바 없는 비체육인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을 비롯해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선임에서 일관되지 못한 인천시장의 인사정책, 인천시민들의 힘으로 창단된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의 재정 문제로 인한 위기 등을 보면서 과연 우리 체육인들이 언제까지 정치인들의 하수인 노릇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들 때면 정말 화가 난다.

현재 인천시장은 지난 후보자 시절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인천구단을 흑자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결국 그 약속은 당선 이후 얼마의 예산 지원뿐, 오히려 운영예산 긴축으로 구단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고, 프로구단의 자생 능력 배양을 위한 지원사격은 전혀 없다.

인천지역 엘리트체육에서도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인사를 인천시체육회 수장으로 선임하는 등 인천체육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진정으로 체육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를 알면서도 매번 정치인들에게 속고 있는 체육인들 역시 애처롭다. 철저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런 정치인들에게 붙어 하수인을 자청하는 우리 체육인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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